‘이강인 황당 퇴장’ 아시안컵 심판 오심 주의보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치른 평가전에서도 여러 차례 오심이 나오면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에서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특히 토너먼트에서 오심이 나온다면 64년 만의 우승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
대표팀은 지난 6일 전지 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렀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 여러 번 나왔다. 조규성(26·미트윌란)의 슈팅이 이라크 수비수 손에 맞았지만,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지 않았다. 손흥민(32·토트넘)이 상대 박스 안에서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PK)도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 상대 선수가 먼저 얼굴을 때려 반응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에게 옐로카드를 주며 경고 누적 퇴장시킨 것이 논란이 됐다. 다행히 이 퇴장은 아시안컵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앞선 AFC 주관 대회에서 오심 논란이 빈번했던 만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한국은 앞서 지난해 7월 열린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끝에 0-3 완패를 당했다. 전반 막판까지만 해도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지만, 센터백 고종현이 상대 선수 돌파를 저지하려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빠진 영향이 컸다. 위험 지역도 아니고 거친 몸싸움도 아니었지만, 심판은 바로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막판 김명준이 상대 박스 안에서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지만, PK는 선언되지 않았다. 문제의 판정을 내렸던 태국의 몽콜차이 페치스리 주심은 당시 일본이 치른 6경기 중 절반인 3경기에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됐다.
AFC가 직접 오심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 2019년 1월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32분 동점 골을 허용했는데, 이 골이 실은 오프사이드였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 골로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고, 다행히 김진수(32·전북)의 헤더 골로 8강전에 진출했지만, 카타르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앞선 대회들에서 오심 논란을 의식한 듯 AFC는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부터 대륙별 국가 대항전에서는 최초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계가 먼저 오프사이드 여부를 인식해 알리는 이 기술 도입으로 오프사이드 오심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문제는 선수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핸드볼 반칙, 볼 경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에 대한 파울이다. 이 부분에 심판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오심에 따른 수적 열세, PK 골 헌납 등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최대한 이른 시간 다득점을 올리며 체력 안배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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