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밤추위대피소' 운영...추운 쪽방 피해 따뜻한 잠자리로

2개월간 쪽방 주민에게 따뜻한 잠자리 제공
동행목욕탕 활용해 밤추위대피소 4개소 운영

서울 시내 한 목욕탕에서 주민이 동행목욕탕 지정을 위한 선호도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이달 1일부터 두 달간 동행목욕탕을 한파 쉼터로 활용해 밤추위대피소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동행목욕탕은 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공중 목욕탕으로 샤워실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쪽방 주민에게 월 2회 목욕권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는 돈의동 쪽방촌 2곳, 창신동 쪽방촌 1곳, 남대문 쪽방촌 2곳, 서울역 쪽방촌 2곳, 영등포 쪽방촌 1곳 등 총 8개소의 동행목욕탕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종로·서울역·남대문·영등포 4곳에 밤추위대피소가 마련됐다. 목욕탕별로 하룻밤에 최소 30명에서 최대 65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60일간 총 2,500명의 쪽방 주민에게 따뜻한 잠자리가 제공된다.

이용을 원하는 쪽방 주민은 쪽방상담소에서 밤추위대피소 이용권을 신청하고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보일러가 없는 등 난방 여건이 나쁜 쪽방 건물에 거주하는 주민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는 동행목욕탕 사업주들이 밤추위대피소를 운영할 때 드는 야간운영 인건비, 난방비 등의 운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목욕탕별 이용요금을 협의하고 영업손실 보전책도 마련했다. 동행목욕탕 후원사인 한미약품은 온수 사용이 어려워 겨울철에는 더 씻기 어려운 쪽방 주민을 위해 주간목욕권 지급을 월 2회에서 4회로 늘리기로 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한겨울에 주민들이 잠시나마 몸을 녹일 수 있도록 밤추위대피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주거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에게는 겨울 추위가 재난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세심하게 살피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