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전히 벗어난 인천공항…‘줄서기’는 더 심해졌다[현장에서]
인천공항이 코로나19 사태를 완전히 벗어나 일상을 회복했다. 그러면서 ‘줄서기’ 등 수속 대기 시간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보안 검색 절차가 강화된 반면 관련 인력은 부족해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낮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은 입국객과 환영객으로, 3층 출국장은 겨울방학 등을 맞아 해외로 출국하려는 이용객들로 북새통이었다. 4층 식당가는 물론 3층의 빵집과 커피숍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거린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도 찾기 어려웠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항공수요가 빠르게 회복돼 인천공항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동계 항공 성수기인 이날 인천공항 이용객은 출국 10만3499명, 입국 8만9510명 등 19만3009명이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연간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때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116만명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은 19만4986명이었다. 이용객 숫자만 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문제는 ‘줄서기’가 코로나19 이전보다도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실시한 서비스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체크인카운터~보안검색~출국심사 등에 걸리는 출국소요시간(이동시간 제외)은 36분 20초이다. 공항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2019년의 31분 34초보다 4분 46초나 더 늘었다.
지난해 이용객은 하루 평균15만3276명(총 5594만명)으로, 2019년보다 4만1710명이 적었다. 이날 자녀 2명과 로마로 출국하던 한 이용객은 “체크인부터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거쳐 면세점까지 1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출국 대기 줄이 많이 늘어난 것은 보안검색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신속하고 철저한 보안검색을 위해 100억원 이상을 들여 출국장에 원형검색장비와 자동바구니회송시스템(ATRS), 액체·고체 폭발물을 자동탐지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CT X-레이, AI(인공지능) 판독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은 정원 1924명 중 현원은 93%인 1789명이다. 135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신입으로 입사한 보안검색요원은 교육을 거쳐 9~12개월이 돼야 X-레이 판독업무 등을 할 수 있다.
또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 등으로 퇴사가 잦아 현재 34%인 616명이 입사 1년 안팎의 신입 직원들이다. 보안검색 인력이 부족한 데다 숙련도가 떨어져 검색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줄서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인이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 실탄 2발을 반입하는 등 잦은 항공보안 사고로 검색요원들이 자체적으로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인천공항공사는 설명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줄서는 시간을 줄이려면 혼자서 탑승권을 발급받는 셀프체크인과 스스로 수하물을 부치는 셀프백드랍, 안면인식을 통한 보안검색, 여권과 항공권을 꺼낼 필요 없는 스마트패스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라며 “부족한 보안검색요원은 조만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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