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냐 쇼크냐…삼성전자 실적에 엇갈리는 시선

김사무엘 기자 2024. 1. 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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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린다.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어닝 쇼크' 우려도 제기된다. 실적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실적 개선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0.15% 감소한 70조3601억원, 영업이익은 13.05% 감소한 3조7441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상반기 대비 감익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적이 개선 추세라는 증권가의 전망은 공통적이지만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이 엇갈린다. 지난달 이후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삼성전자 분석보고서를 살펴보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소 3조3000억원에서 최고 4조5000억원까지 나타난다.

SK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낮은 3조3000억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했다. DS(반도체) 부문에서 2조원대 적자가 지속되면서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전략은 출하와 가격의 절충"이라며 "단기 수익성의 극대화보다는 출하와 가격의 균형점을 찾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급하게 실적을 개선하기 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서며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실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4조5000억원을 예상했다. 이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 증가하면서 2022년3분기 이후 6개 분기만에 감익을 벗어나게 된다.

현대차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등으로 DS 부문 적자가 1조원대 이하로 줄어들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PDDR5(저전력 D램) 제품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가격이 상승했고 PC DDR4 제품도 15% 상승하는 등 실제 수요 증가할 때 나타나는 가격 급등이 재현되고 있다"며 "4분기 반도체 영업손실은 7912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보다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더 많았다. 현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보다 높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현대차증권을 비롯해 △메리츠증권(4조4000억원, 이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나증권(4조3000억원) △키움증권(4조3000억원) △NH투자증권(4조2000억원) △BNK투자증권(4조원) △DS투자증권(3조9000억원) 등이다.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 곳은 SK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3조6000억원)과 다올투자증권(3조4000억원)이 있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진 만큼 실적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 나온다면 차익실현 심리가 커지며 단기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나올 경우 반도체 업황이 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인식되며 주가 상승에 불이 붙을 수 있다.

4분기 실적이나 단기 변동성과는 별개로 중장기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변함이 없다. 4분기 실적을 가장 보수적으로 본 S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목표주가 9만3000원을 유지했고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9만4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반도체 감산이 완화하면서 원가 개선으로 인한 이익 상승 효과가 더해질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 주가가 하락할 경우 중장기적인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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