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통씩"…네이버 등록했다 '전화 폭탄' 자영업자들 몸살

민수정 기자, 최지은 기자 2024. 1. 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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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보고 연락드립니다."

최근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마케팅을 대행해주겠다며 전화를 거는 광고대행업체들로 자영업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 플레이스 홈페이지에 '검색어 상단 노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하는 업체를 주의해달라'는 문구를 넣고 있다"며 "24시간 신고 센터도 운영 중이라 사전에 센터에 문의한 뒤 광고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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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마케팅을 대행해주겠다며 전화를 거는 광고대행업체들로 업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업무에 지장이 갈 만큼 지속적으로 연락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게 업주들의 입장이다./사진=뉴스1


"사장님,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보고 연락드립니다."

문모씨(56)는 지난해 7월 제주 제주시에 카페를 개업한 이후 줄곧 이런 종류의 전화를 받았다. 하루 평균 20통 가까이 이어진 전화는 3개월이 넘도록 계속됐다. 이들은 자신들을 네이버 관련 업체인 것처럼 소개했다. 네이버에 '제주도 카페'를 검색하면 문씨의 가게가 포털 가장 상단에 노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홍보했다. 이벤트 기간이라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마케팅을 대행해주겠다며 전화를 거는 광고대행업체들로 자영업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는 자영업자가 직접 자신의 사업장에 대한 정보와 리뷰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약이나 주문, 가게 사진, 메뉴 안내 등 소비자들에게 사업장이 어떤 곳인지 알릴 수 있는 일종의 마케팅 창구다.

업주들은 광고대행업체로부터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연락이 와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충남에서 입시컨설팅 학원을 운영하는 20대 김모씨는 "개업 초기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많이 와 고객 전화인 줄 알았는데 대부분이 광고 업체 홍보 전화였다"며 "하루에도 수십통이 넘는 홍보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광고대행업체들은 관련 자료를 업주들에게 무작정 보내기도 한다. 문씨는 "상담받지 않은 내용까지 이미 논의한 것처럼 보낸 자료를 받는 적 있다"며 "나이가 많은 사람 입장에선 어려운 단어를 섞어서 말하니 한 번에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충남에서 입시컨설팅 학원을 운영하는 20대 김모씨는 "개업 초기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많이 와 고객들의 문의 전화인 줄 알았는데 대부분이 광고 업체 홍보 전화였다"며 "하루에도 수십통이 넘는 홍보 전화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김씨가 광고대행업체로부터 받은 연락 목록./사진=독자 제


업장을 알리고 싶은 업주들은 홍보를 해주겠다는 광고대행사의 연락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 김씨는 "처음에는 네이버와 관련 있다는 말에 솔깃해 동업자들에게 신청해보자고 권유한 적도 있었다"며 "개업 초기에 이런 연락이 많이 오는데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시기가 업주들이 홍보에 대한 고민을 제일 많이 하고 있을 때라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이와 관련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 플레이스 홈페이지에 '검색어 상단 노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하는 업체를 주의해달라'는 문구를 넣고 있다"며 "24시간 신고 센터도 운영 중이라 사전에 센터에 문의한 뒤 광고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 플레이스를 활발히 이용한다고 해서 포털 상단에 노출하는 것에 네이버가 개입하진 않는다"며 "스마트 플레이스를 잘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이용자의 클릭 수도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광고대행업체를 통한 마케팅이 소비자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광고를 바탕으로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 등록된 업체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되는데 이 신뢰가 깨지면 소비자 효용이 낮아지는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광고 대행비 등이 높게 책정되면 광고비 등에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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