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폴] 전원이 금리 ‘8연속 동결’ 예상… 인하시점은 3분기 우세
美연준 등 금리인상 종료… 한은도 동참할 듯”
”부동산PF 부실·소비 둔화 지속… 인하 가능성 ↑”
오는 11일 열리는 새해 첫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3.5%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를 처음 동결한 작년 2월부터 8회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채권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금리인상이 종료됐다고 평가하면서 한은도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 중 60%가 3분기를, 40%가 2분기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3%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둔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연말에는 물가안정목표(2%)에 근접한 2%대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고금리로 인한 소비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 “물가 둔화 흐름 지속… 한은 금리인상 끝났다”
조선비즈가 8일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상자 전원이 오는 11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은 이런 결정이 금통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통화긴축을 견인해 온 미국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통화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에 주목했다. 당시 연준은 현행 5.25~5.50% 금리를 3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내년에는 금리를 세 번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연준의 결정 직후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는 등 주요국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도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보다는 현재와 같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기와 물가 여건을 점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유사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주요국이 금리인상을 마무리하거나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한은도 금리 동결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물가 성장률 둔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현재 3%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말에는 2%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대다수도 물가 성장률이 2분기부터는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감됐고, 외환시장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세 속에 물가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대(2.8%)로 떨어져서 정책의 초점이 물가보다는 경기·금융안정에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 금리인하 시점, 2분기 40%·3분기 60%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올해 3분기를 고른 답변이 10명 중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수출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민간소비의 둔화속도가 더뎌 경제 하방압력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2분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는 소비 둔화 폭이 커질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으로 한은이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건설사의 파산위험과 함께 올해 2분기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금융회사들의 구조조정이 더해질 수 있어 통화정책 긴축 강도를 낮출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면서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이 3분기는 돼야 2%대 중반으로 내려올 것으로 보여, 한은도 3분기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나머지 4명은 2분기를 꼽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 말부터 주택가격이 둔화됐고, 올 1분기엔 가계부채도 전월 대비 감소 전환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물가 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보다 100bp(1bp=0.01%포인트) 높다. 중립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한 금리 인하가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물가를 너무 높게 전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국내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한은이 완화적인 신호를 줄 것 같다”고 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금융 위험 대응 요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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