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외 없다?…‘퇴행성 척추변형’ 막으려면

임태균 기자 2024. 1. 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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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질환은 대부분 노화가 원인…
가능한 조기에 진단받고 빨리 치료받아야

척추는 우리 몸의 목‧등‧허리‧엉덩이‧꼬리뼈 부분에 이르기까지 주요 골격을 지지하며 평형을 유지하고 척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척추는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피로도가 누적되고 자연스럽게 닳아 삐거덕거리기 시작한다. 물건을 오래 쓰면 고장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로, 나이가 들면 누구나 예외 없이 퇴행성 척추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척추질환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이 듦에 따라 퇴행성으로 발생한 척추변형에는 어떤 질환이 있고, 대처법은 무엇일까.

게티이미지뱅크

◆주된 원인은 ‘노화’=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척추는 33개 조각으로 구성된다. 보통▲목뼈로 불리며 머리를 받치는 경추(7개) ▲등뼈로 갈비뼈와 연결되는 흉추(12개) ▲허리뼈로 불리는 요추(5개) ▲엉치뼈로 골반과 연결되는 천추(5개) ▲꼬리뼈로 불리는 미추(4~5개)로 나뉜다.

퇴행성 척추변형은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척추뼈 사이 추간판의 수핵이 탈출해 신경을 누르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 ▲위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보다 배 쪽으로 밀려 나가면서 허리통증과 다리저림이 나타나는 척추전방전위증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퇴행성 척추변형이 지속되면 허리가 옆이나 앞으로 휘고, 등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또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저리는 방사통이나 다리에 쥐가 나고 당기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

신명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피부 수분이 빠져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 추간판도 수분이 빠지고 탄력을 잃는다”며 “이때 충격 흡수가 잘되지 않고 체중을 받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뼈가 무너지는 퇴행성 척추변형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허리디스크’가 대표적=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며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작용을 한다. 단백질과 섬유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18세가 되면 노화가 시작된다.

‘디스크가 터졌다’고 표현하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은 추간판이 노화나 여러 원인으로 손상을 받거나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척추질환이다. 추간판 내부의 젤리 같은 수핵이 탈출하거나 후관절 주위 골극과 섬유륜이 두툼해지면서 주변을 지나는 척추신경을 압박하며 통증과 근력저하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증상을 일으킨다.

허리디스크. 게티이미지뱅크

척추관협착증 역시 대부분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머리부터 팔‧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을 감싸는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노화에 따라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눕거나 쉴 때는 증상이 없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을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신명훈 교수는 “퇴행성 척추변형은 바닷가의 모래성과 같아서 방치하면 하반신 마비 등 심각한 증상까지 부를 수 있다”며 “조기에 증상을 파악해 가능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치료 필요=퇴행성 척추변형의 치료는 모든 척추질환을 각각의 질환이 아닌, 하나의 범주에서 바라보고 접근하는 데서 출발한다. 퇴행성 척추변형의 치료방법은 다양하지만, 크게 비수술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눈다.

신명훈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척추질환을 요추간판탈출증‧척추관협착증 등으로 분류해 치료했지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지고 재발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퇴행성 척추변형의 범주에 모든 척추질환을 포함시켜 ‘몸의 기둥인 척추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명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척추질환 치료가 나무만 바라보는 접근이었다면 이제는 숲을 보는 접근이 시도되고 있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척추 중심 신경에서 빠져나온 신경뿌리 중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뿌리를 정확히 찾아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한다. 신경성형술은 척추의 꼬리뼈 부분을 국소마취한 후 중추신경과 신경가지에 생긴 염증 유발 물질과의 유착을 제거하고 약재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들 치료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증상이 악화하면 수술을 한다.

신명훈 교수는 “수술은 과거에는 뼈를 깎아내는 절골술을 많이 했지만 일부 고령자는 뼈 자체의 출혈량이 많아 과다출혈로 합병증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최소침습수술이 많이 발전했으며 가장 많이 시행하는 수술은 허리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척추경 나사못을 이용한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퇴행성 척추변형을 예방하려면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걷기, 뛰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이때 스쾃 등 근력 운동을 병행해 근육을 늘려주면 좀 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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