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챙겨, 3시간 걸어 밥 찾으러…노토 강진 2300명 고립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외곽에 사는 한 남성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배낭과 보자기로 싼 짐을 어깨에 메고 쩍쩍 갈라진 해안 도로를 걸었다.
이 남성은 7일 지역언론인 호쿠리쿠 방송에 "마을이 고립돼 지원 물자가 오지 않아 직접 구하러 다니고 있다"며 "가방에는 컵라면과 건전지 등 최소한의 생활 물품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외곽에 사는 한 남성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배낭과 보자기로 싼 짐을 어깨에 메고 쩍쩍 갈라진 해안 도로를 걸었다. 이 남성은 7일 지역언론인 호쿠리쿠 방송에 “마을이 고립돼 지원 물자가 오지 않아 직접 구하러 다니고 있다”며 “가방에는 컵라면과 건전지 등 최소한의 생활 물품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물건을 구하러 인근 마을까지 갔다 오는데, 3시간이나 걸린다고 했다. 이 남성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가야 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도로와 통신이 끊기면서 일주일 넘게 고립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왕래가 어려운 고립 지역에 있는 주민만 2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와지마, 스즈시 곳곳에 고립 마을이 있다. 한 고립 마을의 60대 남성은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눈이 오락가락하고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대피소엔 추위가 심해지고 있지만, 난방에 사용할 등유나 발전기용 휘발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대피소에선 하루에 두 번만 식사를 한다. 마실 물이나 속옷 등이 모자라다”고 호소했다. 이 마을은 시 중심부로 향하는 국도가 끊어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자위대가 걸어서 최소한의 물품을 대피소로 운반해 겨우 버티고 있다. 이 마을엔 2개의 대피소가 있고, 약 300명이 생활하고 있다.
산간 지대도 대표적인 고립 지역이다. 와지마 한 산간 마을에 사는 30대 남성은 마이니치신문에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지원 물자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정전·단수에 휴대전화까지 잘 연결되지 않아, 정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이 우회로나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기본적인 물품을 겨우 구해 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고립 마을에 대해서는 자위대가 도보로 접근하는 것에 더해 헬리콥터를 활용해 물품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168명, 부상자는 565명으로 늘었다. 아직도 연결이 닿지 않는 주민이 323명이나 돼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토반도에서 한창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7일부터 이 지역에 눈까지 많이 내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김건희 명품백’ 제공 목사 “대통령실에서 어떤 연락도 없었다”
- 전쟁·기후위기·경제난에 ‘정신건강’ 글로벌 의제 급부상
- ‘통계조작 의혹’ 문재인 정부 고위관료 2명 구속영장 기각
- 국가 소송 외부 자문 받겠다더니…‘국가송무자문위’ 2년간 딱 1번 열렸다
- 수도권 최대 15㎝ ‘눈 폭탄’…9일 오후 전국에 눈과 비
-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 헌재로 가면 어떤 결정 나올까
- 히잡 안 썼다고 태형 74대…이란, 30대 여성에 야만적 대응
- 친미 vs 친중 ‘누가 웃을까’…국외 거주 대만인들 투표 귀국길
- 이준석 창당 전 정책부터 발표…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차단
- 정부 “남북 적대행위 중지구역 더는 없다”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