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챙겨, 3시간 걸어 밥 찾으러…노토 강진 2300명 고립

김소연 기자 2024. 1. 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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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외곽에 사는 한 남성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배낭과 보자기로 싼 짐을 어깨에 메고 쩍쩍 갈라진 해안 도로를 걸었다.

이 남성은 7일 지역언론인 호쿠리쿠 방송에 "마을이 고립돼 지원 물자가 오지 않아 직접 구하러 다니고 있다"며 "가방에는 컵라면과 건전지 등 최소한의 생활 물품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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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8일 소방관들이 눈 덮인 주택에서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7일부터 눈이 많이 내려 구조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외곽에 사는 한 남성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배낭과 보자기로 싼 짐을 어깨에 메고 쩍쩍 갈라진 해안 도로를 걸었다. 이 남성은 7일 지역언론인 호쿠리쿠 방송에 “마을이 고립돼 지원 물자가 오지 않아 직접 구하러 다니고 있다”며 “가방에는 컵라면과 건전지 등 최소한의 생활 물품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물건을 구하러 인근 마을까지 갔다 오는데, 3시간이나 걸린다고 했다. 이 남성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가야 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도로와 통신이 끊기면서 일주일 넘게 고립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왕래가 어려운 고립 지역에 있는 주민만 2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와지마, 스즈시 곳곳에 고립 마을이 있다. 한 고립 마을의 60대 남성은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에 “눈이 오락가락하고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대피소엔 추위가 심해지고 있지만, 난방에 사용할 등유나 발전기용 휘발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대피소에선 하루에 두 번만 식사를 한다. 마실 물이나 속옷 등이 모자라다”고 호소했다. 이 마을은 시 중심부로 향하는 국도가 끊어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자위대가 걸어서 최소한의 물품을 대피소로 운반해 겨우 버티고 있다. 이 마을엔 2개의 대피소가 있고, 약 300명이 생활하고 있다.

산간 지대도 대표적인 고립 지역이다. 와지마 한 산간 마을에 사는 30대 남성은 마이니치신문에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지원 물자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정전·단수에 휴대전화까지 잘 연결되지 않아, 정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이 우회로나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기본적인 물품을 겨우 구해 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고립 마을에 대해서는 자위대가 도보로 접근하는 것에 더해 헬리콥터를 활용해 물품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168명, 부상자는 565명으로 늘었다. 아직도 연결이 닿지 않는 주민이 323명이나 돼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토반도에서 한창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7일부터 이 지역에 눈까지 많이 내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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