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정예로 치르는 아시안컵에 대한 걱정[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4. 1. 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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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가운데)과 이재성(왼쪽), 조규성이 지난달 28일 아시안컵 축구국가대표팀 명단 발표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1억9300만유로(세계 29위) vs 3억1695만유로(세계 18위)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과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26명 몸값을 트랜스퍼마르크트가 비교한 수치다. 한국이 일본 몸값의 60%,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몸값의 1.6배다. 시장가가 높다는 것은 대체로 기량이 좋음을 의미한다.

평균 연령에서는 한국은 28세, 일본은 26.2세다. 해외파 비중은 한국은 61.5%, 일본은 80.8%다. 1인당 평균 A매치 기록은 한국은 31.3경기, 일본은 19.7경기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일본은 17위다. 객관적인 수치들을 종합해보면, 한국이 일본에 밀리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은 국내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중심으로 스쿼드를 짰다. 반면, 일본은 국제대회 경험이 다소 부족해도 젊은 해외파를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역대 최강 멤버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구단에서 뛴다. 일본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린다. 일본도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엔도 와타루(리버풀),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등 실력파 유럽파들이 많다.

국제대회 경쟁은 나라를 대표하는 11명 대 11명 싸움을 넘어선다. 양국 축구 시스템 간 충돌이다. 일본이 한국보다 양호한 유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를 막론하고 해외로 진출해 도전하려는 선수들도 한국보다 더 많다. 일본이 평균적으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는 것은 양질의 유스 시스템과 도전적인 성인 축구 시스템에서 비롯된 결과다. 반면 한국 스타들은 시스템보다는 개인 노력에 의해 탄생한 경우가 많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도 어릴 때 유럽으로 떠났고 유럽 시스템에서 성장했다. 결국, 한국은 성적 위주 유스시스템과 도전적인 해외 진출을 꺼리는 상황 속에서 개인 노력으로 나온 소수 스타들로 대표팀을 꾸리고 있다.

아시안컵은 한 달짜리 장기전이다. 결승까지 가면 총 7경기를 치러야 한다. 만만치 않은 상대와 잇따라 맞붙어 승리하려면, 선수단 평균 기량이 높아야 하고 선수들 간 기량 차도 적어야 한다. 그래야 퇴장, 부상, 컨디션 난조, 체력 등 변수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스쿼드가 젊고 두터우며 도전적인 일본이 한국에 비해 조금 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세계 주요 베팅업체들도 일본의 우승 가능성을 한국보다 크게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조별리그를 선두로 통과한다고 치자. 그러면 둘은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다. 한국은 그전까지 이라크, 이란, 호주, 카타르 등과 맞붙을 것이다. 일본은 아랍에미리트연합, 호주, 이란 등과 싸울 수 있다. 한국이 결승까지 가려면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면서 계속 이겨야 한다. 조별리그 3경기는 로테이션을 한다고 해도 토너먼트 4경기는 무조건 이기는 멤버를 꾸려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평가전에서도 베스트 멤버를 큰 변화 없이 가동했다. 선발과 교체 멤버 간 기량차가 적잖고 교체 멤버의 경험치도 부족하다. 이를 극복해야만 한국이 결승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이 소수 정예에 의존하면서 자초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번 아시안컵 최대 관전 포인트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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