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추가 자구안 이르면 오늘 발표… TY홀딩스 지분 담보 제공 거론

김유진 기자 2024. 1. 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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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홀딩스 지분 담보 제공 방안 내놓을 듯
추가 자구안 발표 뒤 당국·산은 회의 개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연합뉴스

태영그룹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실시하기 위한 추가 자구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그룹과 대주주가 기존 자구계획에 대해서 뒤늦게 이행을 하겠다고 확약한 터라 새롭게 발표할 추가 자구안의 내용과 이행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영그룹 대주주는 TY홀딩스(티와이홀딩스)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추가 자구안의 내용을 살펴본 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오는 11일 이전에 채권단과 다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추가 자구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르면 이날 추가 자구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태영그룹과 대주주는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 회장 등 태영 오너 일가는 티와이홀딩스 지분 약 33.7%를 보유하고 있다. 태영그룹과 오너 일가는 기존에는 경영권 확보를 이유로 티와이홀딩스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러나 채권단에서는 티와이홀딩스 또는 SBS 지분을 활용한 태영건설 지원을 요청해 왔다. 기존 태영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만으로는 워크아웃을 개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사주 일가의 사재 출연도 채권단의 요구 사안 중 하나인 만큼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계획에 포함시킬지 주목된다. 채권단에서는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 오너 일가가 출연한 사재는 68억원가량에 그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태영그룹과 대주주를 향해 “워크아웃 신청 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남(채권단)의 뼈를 깎는 노력을 얘기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도 회사 자금만 쓰고 대주주 일가 개인 명의의 자금은 파킹이 돼 있다”며 자구 계획에서 대주주 사재 출연안이 빠진 점을 지적했다.

다만, 채권단이 제시한 SBS 지분을 담보로 태영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은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 최대주주 변경 승인 등의 제약이 있어 추가 자구계획에서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그룹과 대주주의 추가 자구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를 이행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미 태영그룹과 대주주는 채권단에 약속했던 기존 자구계획도 겨우 이행했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자구계획으로 ▲태영건설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을 제출 및 확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태영인더스트 매각대금 가운데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고 버티다가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을 받고 나서야 이 자구안을 이행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추가 발표하는 자구안부터 살펴봐야 하겠지만, (기존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태영에 대한 신뢰는 이미 깨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과 산업은행은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이 발표되면 이를 검토한 뒤 금융채권자들과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금융 당국과 채권단 간의 회의는 태영 측에서 자구계획을 마련한다고 해서 취소됐다”라며 “우선 당국과 산업은행의 회의 이후 채권단의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제1차 채권자협의회가 열리는 만큼 채권단의 긴급회의는 연일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은 커졌지만, 금융 당국은 계속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등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PF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며 “당국에서 매일 현황을 파악하고 있고, 시장에서도 이미 태영건설의 여파가 커지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 당국은 채권단에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사업장별로 부동산 PF 대주단 협약 등에 따른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리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현재 당국이나 주채권은행이 크게 개입하지 않고, 사업장별 대주단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리해달라고 했다”라며 “당장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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