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라 강인아" 음바페, PSG 떠나 레알 마드리드 이적…올여름 나간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길었던 이적 드라마가 끝났다. 결국엔 떠난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의 산티 아우나 기자는 8일(이하 한국시간)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다. 드라마는 끝났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를 마쳤다. 다음 시즌부터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음바페와 PSG(파리생제르맹)의 계약은 6개월 남았다. 다른 팀들과 자유롭게 이적 협상이 가능하단 걸 의미한다. PSG와 재계약을 거부했던 음바페는 오래 전부터 이적 소문이 돌았던 레알 마드리드행을 결정지었다.
올 시즌 음바페는 16경기 18골 2도움을 올렸다. 오래 전부터 프랑스 리그앙에선 적수가 없다. 이번 시즌도 압도적인 득점 1위다. 득점 2위 비삼 벤 예테르와 골 차이가 무려 10골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음바페에게 프랑스 리그앙 무대는 너무 좁았다.
음바페는 2017년 AS모나코를 거쳐 PSG에 임대로 이적했다. PSG는 임대 후 완전 영입 조건으로 음바페를 데려왔다. AS모나코에서 1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포함 60경기 27골 16도움을 기록했기에 향후 팀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낙점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동경했던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를 동경했다. 하지만 PSG 이적을 받아들였다. PSG에서 프랑스 리그앙과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한 이후 레알 마드리드에서 다음 스텝을 밟으려는 계산이 깔렸다. 음바페는 PSG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2017-18시즌 컵 대회 포함 48경기 21골 16도움으로 예열을 끝내더니 완전 영입 옵션이 발동된 2018-19시즌에 43경기 39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에딘손 카바니, 네이마르 등 세계 최고 선수와 함께 PSG 핵심 선수이자 프랑스 축구의 아이콘으로 발돋움했다.
PSG 목표는 간단했다. 바로 구단 창단 후 한 번도 해내지 못한 유럽 제패였다. 음바페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대거 모았다. 2017년 바르셀로나에 네이마르 바이아웃 2억 2200만 유로(약 3191억 원)를 발동한 게 대표적이었다. 리오넬 메시 후계자로 평가됐던 선수를 세계 최고의 팀에서 데려와 역사를 만들려고 했다. 급기야 2021년엔 메시마저 바르셀로나에서 영입했다.
프랑스 아이콘으로 발돋움한 음바페를 쉽게 내줄 수 없는 이유였다. 음바페는 매 시즌 20골이 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PSG 승리에 날개를 달았다. 현재까지도 283경기 234골 100도움을 기록하며 슈퍼스타로 활약 중이다. PSG는 재계약을 통해 음바페를 붙잡았지만 음바페는 유럽 제패를 원했다. 세계적인 선수를 데려오고 숱한 감독을 교체해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는 PSG에게 멀기만 했다. PSG가 결승전에 진출한 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치러졌던 단판 승부였고 대부분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메시, 네이마르와 세계 최고 트리오를 결성했던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객관적인 이름값과 몸값은 ‘우주 방위대’였지만 레알 마드리드에 덜미를 잡혀 또 고배를 마셨다. 2022년 PSG와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이 만료되면 더는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PSG는 음바페와 2025년까지 재계약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상은 1년 연장 옵션이었다. 구단 요청에 음바페가 응하지 않으면 공식적인 계약 기간은 2024년에 끝난다. 음바페는 2024년 여름까지 PSG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자유계약대상자(FA) 이적료 0원에 떠날 거란 생각이 변하지 않았기에 구단 고위층이 분노했다.
몸값 높은 선수들을 방출하고 음바페 위주 팀을 꾸렸기에 더 충격이었다. 실제 나세르 알-켈라이피 PSG 회장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음바페가 다음 시즌에 자유계약대상자(FA)로 팀을 떠날 거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음바페의 결정은 프랑스 최대 클럽을 약화할 수 있다. 정말 실망했다. 앞으로 2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새로운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나가는 문을 열려있다"고 말했다.
PSG가 으름장을 놨지만 음바페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음바페가 흔들리지 않자 회유책을 쓰기도 했다. 미국 매체 '포브스'를 포함한 다수는 "파리 생제르맹이 음바페에게 10년간 10억 유로(약 1조 4000억 원) 재계약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 제안을 수락하면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음바페는 PSG 재계약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는 음바페에 PSG가 결국 이적 시장 매물로 내놨다.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몸값에 걸맞은 제안이 온다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프리시즌 투어와 각종 홍보물에서 음바페를 뺀 건 PSG의 결정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팀이 음바페에게 접근했다. 2023-24시즌까지 1년 동안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 뛰길 바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디오 마네, 은골로 캉테, 카림 벤제마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했는데 전성기에 세계 최고 선수를 데려온다면 상징적인 영입이 될 수 있었다.
음바페에게 접근한 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이었다. 알 힐랄은 음바페에게 2억 유로(약 2821억 원)의 고정 급여와 100% 초상권 보장을 제안했다. PSG에 이적료 3억 유로(약 4230억 원)를 제안해 팀 협상은 끝났지만 개인 협상에서 실패했다. 음바페는 알 힐랄과 어떤 대화도 하지 않기로 했다. 파리에 온 협상단에 얼굴조차 비추지 않으며 이적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음바페와 PSG 골이 깊어지자 많은 설이 돌았다. 'PSG 토크'는 '스포르트 존' 보도를 인용해 "음바페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선임하는데 관심이 없었다. 현재 PSG가 진행하고 있는 이적 정책에도 매우 만족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PSG는 음바페를 1군 스쿼드에 빼기로 결단했다. 하지만 그 결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음바페와 PSG 사이에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는 현지 보도와 함께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반전이다. 음바페와 PSG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음 주에 상황이 진전될 수도 있다. 모든 건 PSG가 음바페를 1군 팀에 포함해 팀의 역동성을 되찾는 걸 시사한다. 더 넘어 재계약까지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영국 매체 '미러'까지 "음바페와 PSG 사이에 출발이 냉랭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수 있다. 긍정적인 해결책은 장담할 수 없지만 음바페와 PSG의 대화가 시작됐다. 시즌 시작 후에 암울했던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PSG는 음바페 요구 조건을 들어주기로 했다. 음바페는 네이마르를 보내고 온전하게 젊은 팀으로 새 시즌을 시작하고 싶었다. 알 힐랄이 이적료 3천억 원에 달하는 조건으로 파리 생제르맹에 다가오자 흔쾌히 수락하며 작별했다. 이후 프랑스 대표팀 절친 우스망 뎀벨레 등을 데려와 막판 팀 개편을 했고 음바페를 1군에 올리기로 했다.
음바페도 PSG에 집중하겠다며 일단은 갈등이 봉합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PSG 플랜에 녹아들어 맹활약했다. 올해 여름 신입생 이강인과 호흡도 좋았다. 올 시즌 현재까지 컵 대회 포함 24경기 25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여전한 몸놀림을 보였다.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자, 또 음바페 이적설이 나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에게 이적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고 싶다면 내년 1월 이적 시장(중순 이전)에 답변을 줘야 한다“라고 알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2019년부터 줄기차게 음바페 영입을 원했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2022년엔 레알 마드리드로 90% 이상 올 가능성이 높았는데 또 PSG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도 그러고 싶지 않았고 겨울 이적 시장 기간에 마무리짓길 원했다. 6개월 뒤면 계약 만료라 보스만룰에 의거해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기 때문에 PSG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미래 자원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매체는 ”주드 벨링엄과 호드리구가 팀 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년 여름엔 미래가 촉망되는 브라질 유망주 엔드릭까지 합류한다. 레알 마드리드 고위층은 음바페 영입이 보너스라고 판단하고 있다.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는 기회는 올여름이 마지막“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에선 음바페 태도를 보고 싶었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정말 원하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고 싶었다.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고픈 마음이 최우선이다. 올해 여름 여러 프리미어리그 팀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벨링엄이 대표적인 예다“고 보도했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가 만족할 만한 자세를 보였던 모양이다. 협상 테이블 위엔 연봉 2600만 유로(약 370억 원)에 보너스 1억 3000만 유로(약 1800억 원)가 놓여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구단 역사상 최고 대우로 음바페를 영입할 계획이었다.
일각에선 PSG가 막판 재계약을 자신한단 분위기도 감지됐다. 프랑스 매체 ‘레키프’는 “PSG는 음바페에게 시간을 주려고 한다. 구단 내부적으론 음바페 재계약에 긍정적이다.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 PSG는 음바페가 팀에서 매우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음바페와 고위층이 유동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동시 보도가 나왔단 점을 짚어보면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도 “이제 레알 마드리드는 새로운 선수를 얻었고 올여름에 큰 도전을 할 것이다. 이것들은 음바페와 함께 이뤄질 것”이라며 2024-25시즌엔 PSG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음바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음바페 이적설이 점점 커지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에게도 질문이 쏟아졌다. 2022년 음바페가 PSG와 재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레알 마드리드와 근접했지만 마르롱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잔류를 설득했단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음바페 이적 질문에 ”내가 음바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까. 난 음바페 에이전트(대리인)가 아니다. 음바페는 정말 훌륭한 축구 선수다. 프랑스 대표팀 주장이다. 프랑스 대표팀을 이끄는 큰 원동력이며 유로2024에서 정상을 밟길 바란다“라며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음바페도 마찬가지다. 유럽 전역에서 레알 마드리드 합의설을 보도하고 있지만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프랑스 슈퍼컵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난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선택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PSG와 합의를 했다.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내 주변 당사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PSG에 평온을 유지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열린 결말로 부정하진 않았다. 음바페는 ”난 올 시즌에 동기부여가 크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품어야 할 트로피들이 있다. 먼저 그중에서 하나를 얻었다. 현재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안다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결국 음바페의 최종 결정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음바페와 레알 마드리드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공개했다. '마르카'는 8일 "레알 마드리드가 다음 주에 음바페 측과 접촉할 예정이다. 음바페 측에 긍정적인 답변을 얻는다면, PSG와 계약이 끝나는 여름에 레알 마드리드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와 가능한 빨리 협상을 끝내고픈 마음이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여름 음바페에게 제안했던 금액과 동일한 조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연봉 2600만 유로(약 370억 원)에 보너스 1억 3000만 유로(약 1800억 원)를 제안하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이강인과도 결별하게 된다.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로 이적했다. 음바페와 만남에 국내축구 팬들은 열광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음바페와 함께 PSG 공격을 이끌었다. 팀 내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1위를 놓고 다툴 정도로 두 선수는 PSG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절친한 사이를 자랑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다.
2024년 새해 첫 경기에선 우승 트로피까지 손에 넣었다. PSG는 4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프랑스 슈퍼컵 '트로페 데 샹피온'에서 툴루즈를 2-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트로페 데 샹피온'은 프랑스 리그앙 우승팀과 컵대회 우승팀이 격돌하는 단판전이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정상을 차지한 PSG와 컵대회 우승컵을 가져간 툴루즈가 이날 경기서 맞붙었다.
경기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슈퍼컵을 위해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안컵 차출도 미뤘다.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12월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도 이강인은 프랑스에 남았다. PSG에게 우승컵을 안기기 위해서였다.
이날 이강인은 풀타임을 뛰며 PSG 우승을 이끌었다. 선제골이자 결승골이 된 득점도 직접 만들었다. 경기 후엔 프랑스 슈퍼컵이 선정한 대회 최우수선수에도 뽑히며 영광을 더했다. PSG 이적 6개월 만에 들어올린 우승컵이다.
이강인은 "프랑스 슈퍼컵을 가져오고 싶었다. 경기 전부터 우승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했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뛴 게 너무 많은 도움이 됐다. 동료들에게 많은 걸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 전부터 승리하고 싶었다. 우승해 기쁘고 이날을 즐기고 싶다.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열심히 훈련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선수들로부터 배우려고고 한다. PSG에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음바페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말한 셈이다. 하지만 이제 음바페가 떠나며 이강인의 부담이 더 가중됐다. PSG로서는 네이마르, 메시에 이어 음바페까지 떠나보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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