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작가, 20년 공동 작업 ‘이력서’처럼 펼쳤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1. 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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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스며드는 3층 높이의 거대한 전시실에 세기 힘들정도로 많은 '집'이 빼곡하게 그려졌다.

2003년 두 작가의 첫 협업 전시에서 선보인 '집 안'은 전설처럼 회자되는 작업이었다.

'전시 이력'을 구성하기 위해 두 작가가 그동안 선보여 온 개인전, 단체전 이력과 작업의 전시 이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그중 30여회의 전시를 선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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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까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
집 안 [서울시립미술관]
빛이 스며드는 3층 높이의 거대한 전시실에 세기 힘들정도로 많은 ‘집’이 빼곡하게 그려졌다. 2003년 두 작가의 첫 협업 전시에서 선보인 ‘집 안’은 전설처럼 회자되는 작업이었다. 도판으로만 남아있던 이 작업을 비롯해 입 없는 스마일 이모티콘으로 벽을 채운 ‘하하하’ 등 주요 초기 작업이 20년 만에 공개됐다.

20년째 공동 작업을 해온 미술계의 손꼽히는 ‘듀오’가 있다. 박미나와 Sasa[44]가 3월 31일까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2인전을 펼친다.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 전시는 초기작과 대표작, 미발표작 등 170여 점의 작품과 연속간행물 기사 1259건을 ‘이력서’ 형식으로 정리해 선보인다.

도서관처럼 연구 자료가 빼곡한 평창동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참조와 인용’을 전매특허 삼아 서베이 성격의 전시를 줄곧 해온 듀오에게는 딱 맞는 공간이다. 20여 년간 따로, 또 함께 선보인 전시와 그 기록을 하나의 전시로 재구성했다. 전시는 이력서의 양식에 따라 ‘전시 이력’과 ‘참고문헌’으로 나뉜다. ‘전시 이력’을 구성하기 위해 두 작가가 그동안 선보여 온 개인전, 단체전 이력과 작업의 전시 이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그중 30여회의 전시를 선별했다.

2016년 시청각에서 관객과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는 개인전을 열었던 두 작가는 12월 21일 개막식에서도 이 퍼포먼스를 다시 선보였다. 관객이 이기면 원하는 책 한 권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고, 질 경우 책 대신 작은 선물을 주는, 누구도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벤트를 기획한 것이다.

류혜민 학예연구사는 “박미나가 회화의 색채를 물감 유통 체계와 연결 짓고 회화의 동시대적 조건을 탐구한다면, Sasa[44]는 시대의 지표가 되는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피처링, 샘플링, 매시업 등 대중음악의 방법을 전유해 새로운 의미의 층위를 발생시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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