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그램 전 상원의원 “美경제 중국과 분리 어려워···리쇼어링은 선거용”[전미경제학회]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4. 1. 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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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그램 전 미국 상원의원이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해 추진 중인 '디리스크(derisk) 정책'의 실효성에 회의를 표했다.

그램 전 의원은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를 분리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소련은 사실상 경제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고립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중국 경제와 동맹국들을 분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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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매일경제 고문 대담
디리스크 정책 실효성 비판
동맹국 中경제와 분리 못해
“인플레이션과 전쟁의 공통점
시작은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라고 충고
필 그램 전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샌안토니오 전미경제학회 현장에서 유장희 매일경제 고문과 만나 대담하고 있다. <사진=문가영 기자>
필 그램 전 미국 상원의원이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해 추진 중인 ‘디리스크(derisk) 정책’의 실효성에 회의를 표했다. 글로벌 경제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실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다.

7일(현지시간) 그램 전 의원은 2024년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가 열린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유장희 매일경제 상임고문 대담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램 전 의원은 텍사스 A&M대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미 상원 은행위원장, UBS 인베스트먼트뱅크 부회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그램 전 의원은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를 분리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소련은 사실상 경제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고립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중국 경제와 동맹국들을 분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중국과 교역하지 말라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본다”면서 “한국은 미국 정치인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겠지만,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역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과의 디커플링 역시 말만 많지 실제로 이루어진 부분은 거의 없다. 이대로라면 기업들은 뒷단에서 계속 교역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호무역 흐름이 강화될 경우 결국 높은 생산비용과 낮은 성장률로 이어져 미국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의 일자리를 해친 나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 불러와…물가상승 우려 남아 있어
필 그램 전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유장희 매일경제 고문과 만나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문가영 기자>
그램 전 의원은 미국 재정적자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며, 이자 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부채는 지난 2일 사상 최초로 34조 달러(약 4경4000조원)를 넘어서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 말 33조 달러를 넘어선 지 3개월 만에 1조 달러나 늘었다.

그는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정부부채가 늘어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파산하게 되는데 그 시점이 언제인지가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자 비용을 내느라 첨단 기술, 방위비, 신약 개발 등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램 전 의원은 특히 팬데믹 기간 과도한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2년간 정부지출이 이전 3년치를 합한 것보다 많았고 연준도 이자를 낮게 유지해 통화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도록 용인했다”며 “이러한 막대한 정부지출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램 전 의원은 “인플레이션과 전쟁의 공통점은 시작은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라면서 “금리를 인하하기 전 경제 상황을 조금 더 관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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