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황제주, 지금은 81% 급락주…새해에도 영 힘 못쓰는 ‘이 종목’은

실적·업황둔화 지속에 연초 주가도 부진
LG생건은 81% 급락·엔씨도 78% 뚝뚝

LG생활건강 사옥. 사진=연합뉴스

실적 및 업황 부진에 한때 ‘황제주(주당 100만원)’ 자리에 등극했던 LG화학,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 주가 약세가 지속 중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021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에서 주가가 54% 하락했다.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는 각각 81%, 78% 떨어졌다. 세 종목은 연초에도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과거 황제주 자리에 오를 때만 해도 시장이 부여하던 주가 프리미엄을 실적, 업황 둔화에 대거 반납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LG화학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급둔화 우려로 인해 양극재 판가가 떨어지면서 시장이 주목하는 첨단소재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양극재 판가 하락은 올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으로, 출하량이 늘어도 가격 하락에 마진율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의 지난해 3분기 첨단소재 사업 부문 매출액은 1조7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중국 뷰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중국 경기가 침체기에 빠지고, 화장품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비주력 브랜드 매장 철수, 미국 법인 구조조정으로 화장품 부문 손익 부진(적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연합뉴스

게임주는 기존 작품들(캐시카우)에서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동시에 신작 발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지속해야 한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기존작 매출이 둔화되고 있다. 야심 차게 내놓은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흥행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6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은 종전 28만원에서 23만원으로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내렸다. 삼성증권의 경우 목표주가가 21만원으로 이날 종가 보다 낮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TL의 흥행 부진, 마케팅비 증가에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