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다는 생각 안 해”, 주전 도약 꿈꾸는 조형우…젊은 포수에게 자신감 준 김강민의 조언
2023년, SSG 젊은 포수 조형우(22)는 그토록 기다리던 ‘기회’를 잡았다. 시즌 초반 부진한 베테랑 이재원 대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백업 포수로서 출전 기회를 조금씩 확보했고,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의 전담 포수로서 나름의 입지를 다졌다. 포구와 송구, 블로킹 등 수비적 강점에 ‘경험’이 보태지면서 포수로서 갖춰야 할 안정감도 생겼다.
그러나 타석에서는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수비보다 자신 있던 공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지난 시즌을 돌이켜본 그가 느낀 가장 큰 아쉬움이다. 조형우는 “조급한 마음이 많았고,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며 “제가 가지고 있는 걸 조금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로 SK(현 SSG)의 지명을 받은 조형우는 2022시즌까지 주로 2군에 머물며 담금질을 거쳤다. 실제로 그는 프로 2년 차였던 2022년 퓨처스리그 34경기에서 타율 0.379, 3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6을 기록하며 타격 재능을 뽐냈다. 장타율이 0.526에 달할 정도로 힘이 좋았다.
하지만 1군 투수들의 공은 더 빨랐고, 날카로웠다. 지난해 조형우의 성적은 62경기 타율 0.185, 2홈런, 12타점, OPS 0.526에 그쳤다. 그는 “타격에서 단 한 경기라도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쓴맛을 본 조형우는 ‘자신감’마저 잃진 않았다. 2023시즌 종료 후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의 귀중한 조언 덕분이다. 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치는 모습을 유심히 본 뒤 섬세한 조언을 해주셨다”며 “‘네가 못 칠 것 같으면 이런 얘기도 안 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시즌 종료 뒤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고민이 컸던 부분도 타격이었다. 조형우는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쳐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타석에서 바꿔야 할 부분을 찾아 수정했고, 앞으로 꾸준히 유지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조형우의 2024시즌 가장 큰 목표는 팀 내 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과 신범수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릴 거란 생각을 해본 적 없다고 한다.
그는 “저보다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배워야 할 점이 많을 것 같다. 훈련 외적으로도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서도 “지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어떤 분이 오시든 주전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오히려 의지가 타오른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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