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웅, 총선 불출마 선언…"지금 국민의힘, 민주적 정당 아냐"

박소연 기자 2024. 1. 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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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준석 주도 '개혁신당' 합류엔 선 그어…"체포동의안 포기 동참 못해, 채상병 사건 결정적 계기"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08. /사진=뉴시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갑·초선)이 8일 "우리 당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바라겠다"며 올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12일 장제원 의원 이후 국민의힘 두 번째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이제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를 던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저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며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공천 기준으로 '체포동의안 포기'를 내건 데 대해 "동참할 수 없다. 그것은 법률가로서 원칙과 보수주의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앞서 헌법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투표 절차를 정하고 있는 만큼 포기 선언은 의미가 없단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의힘이 가야 할 곳은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다.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했다. 이어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성원해주셨던 송파 주민 여러분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이 아닌 불출마 선언 이유에 대해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한 당이 저에겐 정치적 고향이다. 정치적 고향은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것저것 당을 고쳐보려고 다 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를 빌어서 얘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불출마 선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하면서까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우리 당, 당원들이 깊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불출마 결정 계기에 대해선 "결정적인 계기는 해병대원 (채 상병) 사망사고 이후 수사단장에게 가해졌던 행태들 때부터 사실 내가 생각한 정치를 할 수 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잡겠다고 헌법상 제도를 우습게 여기는 건 결단코 반대한다"며 "체포동의안 제도는 17세기 초 제임스 1세 때 의회가 절대왕정을 상대로 첫 번째로 거둔 승리로 기념비적인 일이고 제도다. 고작 이재명 잡겠다고 보수주의 정당에서 우습게 여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 '개혁'의 필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 한동훈 비대위로 하여금 변화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 개혁을 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며 "우리 당은 수도권에 살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서민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못 주고 있다"고 이념 논쟁 등을 지적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 합류 여부에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정치적 고향을 바꾸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와는 자주 통화한다. 두 거대 정당이 이제는 반성 좀 해야 하는데 국민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의미에서 새로운 정당이 생기는 것에 응원하는 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선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에게 여지를 줘야 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기왕 비대위원장으로 올렸으면 정말 대통령을 밟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힘을 부여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 "우리 당의 문제나 당 지지도가 많이 떨어진 부분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꽤 많다. 한 위원장이 당정관계를 바꾸겠다고 하지 않는 한 총선을 이끄는 데도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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