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힘 서울시의원, 대진연학생들에 “사살…진심 사살”…대통령실 진입 시도 관련
SNS에 ‘침투’ 표현까지 하며 게재
혐오 부추기는 부적절 발언 ‘비판’
이 의원 “욱하는 심정에”…글은 삭제
현직 서울시의원이 대통령실 침입을 시도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을 비판하는 데 ‘사살’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정치인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혐오를 부추기는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이승복 시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살·· 진심 사살. 이유·· 국가 보안시설 침투”라고 적은 글을 게재했다.
대진연 회원 20여명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된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올린 것이다.
이 시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보안시설에 들어가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해당 표현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욱하는 심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안 써야 할 말을 썼다”고 말했다. 현재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사회적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점을 감안할 때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지난 2일 부산에서 이재명 대표가 피습당한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의 언어 사용에 대한 자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상대 진영을 향한 정치권의 극단적인 언어가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부추긴다는 반성이다.
이에 여야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막말·혐오 발언 이력이 있는 인사에게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 시의원의 발언에 대해 “현직 시의원이 사적 보복 내지는 사적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공인 자격이 없는 행위”라며 “정치인의 문제적 발언은 일탈적 언행을 조장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극단적 표현을 넘어서 ‘사살’이라고 할 정도면 우리 정치권이 갈 데까지 간 것이다. 또 막말을 조심하라고 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듣는 국민으로서도 상당히 불쾌한, 매우 유감스러운 표현”이라고 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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