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총선 불출마 선언…"당 지지도 하락, 용산 책임 많다"(종합)

탈당·이준석 신당 합류엔 선 그어…"정치적 고향 버릴 수 없어"
"한동훈 특검법 탓 운신의 폭 좁아…대통령 밟고 나갈 힘 줘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4.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고 반문하며 "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저는 체포동의안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다"며 "그것은 법률가로서 원칙과 보수주의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의힘이 가야 할 곳은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다.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다.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이 아니라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서 "저는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한 당이 저한텐 정치적 고향이라 생각한다"며 "제 고향이 원래 좀 야당세가 강한 곳이다 보니까 조기나 축기를 보내면 발로 걷어차기도 하고 쓰러뜨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제가 고향을 부정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고향도 마찬가지고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치적 고향을 바꾸는 일은 없다. 정치를 안 하면 안 하지"라고 선을 그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4.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 의원은 불출마를 결정한 계기에 대해 "가장 결정적 계기는 해병대원 사망사고 이후에 수사단장에게 가해졌던 행태들 때부터 과연 내가 생각한 정치를 할 수 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동의안 포기 선언에도 동참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고작 이재명 대표를 잡겠다고 (헌법상 제도를) 보수주의 정당에서 우습게 여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정관계에 대해선 "(한 비대위원장이)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기자간담회는 못 열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에게 여지를 좀 줘야 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최대 정치적 자산이 공정함이었는데 특검법 때문에 한 위원장의 운신의 폭이 많이 좁다"며 "기왕 비대위원장으로 올렸으면 정말 대통령을 밟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힘을 부여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의 비상 문제나 우리 당의 정치적 지지도가 많이 떨어진 부분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꽤 많다고 본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당정관계를 바꾸겠다 하지 않는 한 한 위원장이 총선을 이끄는 데도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조국 사태로 없어진 포토라인 폐지에 빗대며 "다른 사람에 대해선 포토라인이 세워졌을 땐 단 한 번도 문제제기 안 하다가 자기가 그 대상이 되니까 위법하다 주장하면 사람들이 쉽게 공감을 못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특검법도 사실은 헌법상 적법성 원칙에 어긋나는 내용인데, 사실 관행적으로 당연하게 해왔고 문제제기를 안 했다. 지금 와서 문제제기 하는 게 국민들이 못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서도 "홍범도 장군을 느닷없이 역사에서 끌어내려서 마치 과거에 무슨 잘못을 한 사람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 자체는 우리 당이 상당히 우경화되고 있다고 본다"며 "국가가 가장 어려웠을 때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가장 열심히 싸운 사람을 육사에 있긴 부적절하네, 어쩌네 이런 씨도 안 먹히는 이야기 그만 하고 빨리 사죄하는 게 우리 당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