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저학력, 女 고학력일수록 "나 혼자 산다"…30대 40%가 '미혼'

박광범 기자 2024. 1. 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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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과 비혼 등 미혼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30대 10명 중 4명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수준별로 보면 남성은 저학력층에서, 여성은 고학력층에서 미혼율이 높았다.

한은이 혼인·출산율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공급 장기 추세를 추정한 결과, 30년 후 미혼 비중이 현재의 약 2배 수준(남성 60%, 여성 50%)으로 확대될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은 2031년(79.7%) 정점을 찍고 이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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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만혼과 비혼 등 미혼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30대 10명 중 4명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저학력일수록, 여성은 고학력일수록 미혼율이 높았다.

혼인율을 높이는 것이 미래뿐 아니라 현재 시점의 안정적인 노동공급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미혼인구 증가는 역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흐름인 것을 감안해 미혼인구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해 미혼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적응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 비중인 생애미혼율은 2013년 4.8%에서 2023년 13.7%로 높아졌다. 10년 새 약 3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초혼연령도 점차 뒤로 밀리고 있다. 2000년 29.3세였던 남성 초혼연령은 2022년 33.7세로 늘었다.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26.5세에서 31.3세로 늦춰졌다. 이에 따라 20대 미혼율은 71.1%에서 92.8%로 급증했다.

학력수준별로 보면 남성은 저학력층에서, 여성은 고학력층에서 미혼율이 높았다. 지난해 1~11월 핵심연령층(30~54세)의 미혼 비중을 파악한 결과 저학력 남성의 미혼비중은 30.9%로 고학력 남성(27.4%)보다 3.5%p 높았다. 여성의 경우 고학력 여성의 미혼비중이 28.1%를 기록해 저학력 여성(15.9%)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미혼이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미혼 남성의 경우 노동공급 총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3~2023년 평균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 남성보다 각각 13%p, 16%p 높았다. 가족 부양 부담이 적은 미혼 남성이 상대적으로 노동 참여에 소극적이었단 의미로 풀이된다.

여성은 남성과 반대 경향을 띠었다. 미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기혼여성보다 각각 19%p, 16%p 높았다. 기혼 여성이 육아 부담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현상과 관련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혼인·출산율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공급 장기 추세를 추정한 결과, 30년 후 미혼 비중이 현재의 약 2배 수준(남성 60%, 여성 50%)으로 확대될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은 2031년(79.7%) 정점을 찍고 이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7년 뒤부터는 노동공급이 감소할 수 있단 경고다. 미혼 비중 증가세를 고려하지 않은 시나리오에서 추산된 정점 시기(2035년)보다 4년이나 빠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미래의 노동공급뿐 아니라 현재의 안정적인 노동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혼인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혼인구 증가세는 구조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미혼인구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해 미혼인구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적응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선영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미혼 근로자는 가족부양에 대한 부담이 낮아 상대적으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유연성이 높고 교육 투자 여력도 높아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미혼 근로자들의 노동공급 성향이 높아진다면 노동의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노동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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