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저감 압박에도 해운업계 노후 화물선 퇴출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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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운 업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탄소 저감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업계가 낡은 화물선 교체를 꺼리면서 화물선의 노후화가 심해지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려고 국적이 불분명한 노후 유조선 이용을 늘린 것도 화물선 노후화를 부추기고 있다.
세계 조선 능력이 2010년 정점에 이른 뒤 꾸준히 감소해 현재도 2010년보다 35% 적은 수준이어서, 당분간 노후 화물선 교체가 빨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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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규제 정책 불확실해 “두고 보자” 투자 꺼려
세계 해운 업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탄소 저감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업계가 낡은 화물선 교체를 꺼리면서 화물선의 노후화가 심해지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려고 국적이 불분명한 노후 유조선 이용을 늘린 것도 화물선 노후화를 부추기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선박 중계 업체 클락슨의 자료를 인용해 5천t 이상 전세계 화물선의 평균 선령이 지난달 13.7년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컨테이너선의 선령은 지난해말 14.3년을 기록해, 이 업체가 1993년 세계 화물선 평균 선령을 집계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조선의 선령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12.9년을 기록했다.
클락슨의 조사 책임자 스티븐 고든은 해운 회사들이 탄소 배출 규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새 화물선 주문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안 연료의 미래가 아직 불확실한 것도 화물선 교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즈음까지 화물선의 탄소 배출을 0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암모니아나 ‘녹색 메탄올’ 등이 거론될 뿐, 어떤 것도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 해운 업계는 화물선 사용 기간이 15년을 넘기면 대체할 때가 가까웠다고 보는데, 최근에는 15년 된 선박의 시장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 선박 중계 업체 깁슨의 자료를 보면, 15년 된 중간 규모 유조선의 시장 가치는 4천만달러(약 525억원) 정도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보다 129%나 상승했다. 유조선 해체에 드는 비용도 약 2년 사이 40%나 올랐다.
낡은 화물선들의 가치가 오른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선박 이용료가 오른 점,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도입을 중단하고 더 먼 지역에서 에너지를 도입하며 장거리 수송 수요가 늘어난 점,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려 이른바 ‘회색 선단’으로 불리는 노후 화물선 의존도를 높인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세계 조선 능력이 2010년 정점에 이른 뒤 꾸준히 감소해 현재도 2010년보다 35% 적은 수준이어서, 당분간 노후 화물선 교체가 빨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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