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野 “김구·여운형 이후 초유의 암살 미수”

더불어민주당이 8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백범 김구, 몽양 여운형 선생 이후 초유의 암살 미수 사건”으로 지칭하며 경찰에 피의자 김모(67)씨의 당적과 범행의 배후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관련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들은 이날 국회 행안위 현안보고에 출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권인숙 의원은 “살인을 시도한 정치테러 사건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거의 김구 선생 살인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볼만큼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또 “단순한 정치테러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피습 직후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질타도 나왔다. 권 의원은 “경찰이 초기 대처를 제대로 못해서 이 대표가 다친 후 발과 다리가 밟혔다”며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피를 흘리는 사진도 계속 촬영됐다”고 했다. 반면 윤 청장은 “현장에 40여명의 경찰이 배치됐다”며 인력 투입과 상황 대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사건의 무게를 생각해 확실히 수사하라”며 “범행 동기를 밝히고,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정보를 공개하라”고 했다. 이에 윤 청장은 “관련법상 임의로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 청장이 언급한 규정은 정당법 제24조로, 공무원이 당원 명부와 관련한 정보를 누설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다.

반면 이 의원은 “사문화한 조항”이라며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또 범행 전날 김씨를 김해 봉하마을에서 양산까지 태워준 차량의 ‘범행 관련성이 낮다’는 경찰 판단의 근거를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엄청난 사건을 피의자가 혼자 저지른 게 맞는지, 배후나 공범이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했고, 윤 청장은 “빠르면 이틀, 3일 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 공범이나 배후 등은 수사팀이 중점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답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해 결과적으로 음모론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이 대표가 흉기 습격을 당한 직후 대테러종합상활실이 관계부처에 ‘1cm 열상(피부가 찢어진 상처)으로 경상’이라는 내용을 문자 메시지를 공유했다”며 “이런 잘못된 보고가 조작설 등 가짜뉴스의 근거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