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무전공 입학' 논의에…대학들 도입 움직임 본격화
[EBS 뉴스12]
교육부가 무전공 입학을 도입하는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검토 중인 가운데, 내년 대입부터 자유전공 학과 또는 무전공 학과를 도입하겠다는 대학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에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교육 현장에선 전공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1학년 때 다양한 공부를 하며 진로를 정한 뒤, 2학년에 올라갈 때 원하는 과를 선택해 진학할 수 있는 제도가 대학의 '무전공 입학'입니다.
서울대학교는 오는 3월, 학부 대학을 설립하면서 이런 자유전공 제도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기존의 자유전공학부 입학정원 123명을 학부대학으로 옮기고 입학정원을 4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부대학에서 특정 과목만 이수하면 의약학 계열과 사범대 등을 제외하고 원하는 과에 자유롭게 진학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오늘(8일) 학부대학 설립추진단을 발족하고 추진단에서 운영방안과 정원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양대 역시 2025학년도 입시부터 '한양인터칼리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양인터칼리지는 입학정원 250명 규모의 자유전공학부입니다.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무전공 입학 제도 확대에 나선 건, 교육부가 최근 무전공 입학을 도입하는 학교에 예산 지원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교육부가 논의 중인 대학혁신지원사업 개편시안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등은 올해 입시부터 전체 모집 정원의 20%를 무전공 입학으로 선발해야 일반재정지원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공의 벽을 넘어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이지만, 특정 전공에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과거 학부제 도입 당시 이미 비슷한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은희 연구원 / 대학교육연구소
"(인기 학과는) 학과에서 준비된 역량이 있는데 그것을 못 맞춘 상태에서 학생을 대거 모집을 하게 되는 거예요. (2학년 이후) 전공을 몰아 들어야 하는 시스템인데 그 전공에 다수 학생들이 몰리게 되는 거죠. 비인기 학과는 기초학문 중심으로 해서 좀 붕괴되는…."
전문가들은 또, 대학혁신지원 사업의 핵심은 대학별 자율적인 계획 수립인데, 예산과 제도를 연계하면 사실상 대학에 무전공 입학 도입을 강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당장 오는 2025학년도부터 도입하려면 원칙적으로 올해 4월 말까지 입학시행 계획을 확정해야 해, 제대로 준비를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덧붙였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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