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감성' 美 골든글로브서 빛났다
이민 2세대 분노·고뇌 그려 호평
이성진 감독 '메가폰'···작품상 영예
스티븐 연, 아시아계 첫 男주연상
'미나리' 제작사·CJ ENM 협업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수상 불발
올해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적 감성’이 시상식을 휩쓸었다. 한국계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했을 뿐 아니라 한국적 서사까지 담은 작품들이 후보에 오르고 수상하며 K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 3관왕에 오르며 후보에 오른 모든 부문의 상을 가져갔다. ‘성난 사람들’은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을 맡은 TV 미니시리즈로 이민 2세대 내면의 분노와 고뇌를 그려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성난 사람들’은 TV 미니시리즈 작품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은 우리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라며 “배우들과 스태프들, 그리고 어머니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스티븐 연은 이날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스티븐 연은 “이것은 나에 관한 이야기”라며 “평소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독감에 대한 것인데 이곳에서는 제작진과 가족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아시아계 배우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함께 주연을 맡은 중국계 미국인 배우 앨리 웡도 같은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성난 사람들’에 출연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나리’의 제작사 A24와 CJ ENM이 협업한 작품 ‘패스트 라이브즈’도 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작품상·감독상·각본상·비영어권 영화상과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고담 어워즈, 뉴욕비평가협회상, 전미비평가위원회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골든글로브 수상도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불발에 그쳤다. 하지만 미국 영화계에서는 3월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러 부문의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영화는 지난해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유력 매체들은 지난해 말 잇따라 이 작품을 ‘2023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는 상반기 중 개봉 예정이다.
미국 대표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는 보수적인 특성으로 수상자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휩싸여왔다. 그러나 K콘텐츠의 영향력이 차츰 커지고 골든글로브도 심사위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쇄신을 거듭하면서 한국계 수상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오영수가 한국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재미교포 배우로 두 차례 상을 수상한 산드라 오에 이어 아쿼피나가 2020년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작품으로는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에 비영어권 영화상을 수여했다.
‘성난 사람들’과 함께 올해 골든글로브는 ‘오펜하이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는 작품상을 포함해 5관왕에 올랐다. ‘오펜하이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이 생애 첫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했다. 주연 킬리언 머피는 남우주연상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루트비히 고란손은 음악상을 받았다. TV 부문에서는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른 ‘석세션’이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
미국의 시상식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한 만큼 앞으로의 수상 실적도 기대된다. ‘성난 사람들’은 14일 열리는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에서 4개 부문, 15일 열리는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11개 부문, 13개 후보에 지명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크리틱스초이스에서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6개 부문 예비 후보에 올라 있고 뉴욕타임스는 남우조연상의 유력 후보로 유태오를 지목했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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