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포기하고 몸집 줄여" 11번가, 강제 매각 수순 밟나

이준호 기자 2024. 1. 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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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인 SK스퀘어의 콜옵션(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포기로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FI)에 의한 강제매각 수순에 들어간 11번가가 긴축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뒤 강제매각 수순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선정하고 강제매각 절차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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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티켓11번가' 서비스 종료
지난해 '홈앤카' 서비스와 '희망퇴직' 단행
재무적 투자자, 매각 주관사 선정…매각 진행
[서울=뉴시스]11번가 CI.2023.11.15.(사진=11번가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모회사인 SK스퀘어의 콜옵션(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포기로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FI)에 의한 강제매각 수순에 들어간 11번가가 긴축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뒤 강제매각 수순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2010년부터 진행해 온 '티켓11번가' 서비스를 지난 1일 종료했다.

11번가 관계자는 "티켓과 여행을 다루고 있는 채널인데, 올해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그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티켓 판매자들이 언제든 들어와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난해에는 '홈앤카'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 온·오프라인 서비스로 청소와 세탁, 세차, 렌털 등 생활 서비스를 취급하고 있다. 기존 전용관을 해체한 뒤 카테고리별로 분산해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11번가는 매각 협상이 불발되자 지난해 11월 말부터 희망퇴직 희망자를 신청받았다. 신청 대상은 만 35세 이상 5년차 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이 확정된 직원은 4개월분 급여를 받게 된다. 창사 이내 첫 희망퇴직 단행이다.

업계에서는 11번가의 이같은 최근 움직임이 낡고 오래된 서비스를 종료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작업을 통해 기업 효율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평가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 종료와 희망퇴직 단행은 기업을 효율화하고 슬림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라고 봤다.

앞서 SK스퀘어는 재무적 투자자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으며 지분 18.18%를 넘겼다. 조건은 5년 내 상장이었다.

이에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상장을 준비하며 올해 초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IPO(기업공개)를 잠정 중단했다.

증시 악화 및 이커머스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1번가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탓이다. 실제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의 몸값은 2조7000억원대로 평가됐으나, 최근 1조원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한 SK스퀘어는 큐텐(Qoo10)그룹과 투자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재무적 투자자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18.18%를 큐텐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양사가 판단하는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을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SK스퀘어는 큐텐과 같은 신규 투자자를 유치해 투자금을 상환하거나, 콜옵션을 행사해 스스로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SK스퀘어의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콜옵션 행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이사회를 통해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공은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게 됐다.

이후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선정하고 강제매각 절차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까지 모두 묶어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방식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로 진행된다.

매각 희망가는 5000억~6000억원대로 알려졌다. 2018년 투자 당시 기업가치 2조7500억원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투자 원금과 이에 따른 이자만 회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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