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10명 중 9명이 미혼인데, 누구인가 봤더니.. 남자 ‘저학력’·여자 ‘고학력’ 비중 높아, 이러다간 “노동시계 멈춘다”
성별 노동시장 진입 격차..고용률↓
미혼인구 특성 맞는 근로환경 개선
유자녀 기혼여성, 참여 확산 정책도
결혼하지 않고 또 결혼 연령도 점점 늦어지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0대 남녀 미혼 비율이 심지어 90%를 넘어 10명 중 9명이 결혼하지 않은 상황도 확인됐습니다.
특히나 미혼인구 증가는 남녀에 따라 노동시장에 기여도가 차이를 보였습니다. 여성의 경우 노동시장 참여 확대란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그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남성은 노동공급을 줄이고 출산율을 낮추면서 미래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파급력 더했습니다.
미혼 구도를 살펴봤더니 남성은 주로 ‘저학력’, 여성은 ‘고학력’자의 경우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이같은 상황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아가 사회 문제로 확산된다는데서 우려를 키웠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안 하고 또 못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누적되면 결국엔 고령화·저출산이 심화될 수 밖에 없고 노동시장에 생산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나타난 탓입니다.
최악의 경우 7년 후, 2030년이 지나서부터 노동공급이 본격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미혼 트렌드에 대한 면밀한 접근과 더불어, 최근 ‘인구 미혼화’에 부응한 유연한 일자리 대책과, 기혼 여성들의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킬 내실있는 정책 고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용이나 주거 등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개선하면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문화를 적극 조성해 유자녀 기혼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주문했습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에서 정선영 한은 조사국 과장과 한지우 조사역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율은 2020년 기준 31.1%로, 2000년 27.9%에서 3.2% 늘었습니다.
이 기간 초혼 연령이 남성은 29.3살에서 33.7살, 여성은 26.5살에서 31.3살로 가파르게 올라 만혼(늦은 결혼)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무려 20대 미혼율은 71.1%에서 92.8%로 급증세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학력수준별로 봤더니 남성은 저학력에서, 여성은 고학력에서 미혼율이 높았습니다. 올해 1~11월 30~54살의 미혼 비중을 파악한 결과 저학력 남성의 미혼 비중이 30.9%로 고학력 남성(27.4%)보다 3.5%포인트(p) 높았습니다.
반면 여성은 고학력 여성의 미혼 비중이 28.1%를 기록해 저학력 여성(15.9%)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이같은 미혼 상황들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상황은 성별에 따라 달랐습니다. 남성은 미혼인 경우 노동공급에 감소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2013~2023년 평균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96%로 미혼 남성(83%)보다 13%p 높았습니다. 고용률도 기혼 남성이 95%로 미혼(79%)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부양 부담이 적은 미혼 남성이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 소극적으로 참여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여성은 이와 반대로 미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기혼여성보다 각각 19%p, 16%p 높았습니다. 기혼 여성이 육아 부담 등으로 일자리를 포기하는 현상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출산율 간에 ‘역(逆)’ 관계를 가진다는 의미로, 혼인율 하락에 따라 현재의 여성 노동공급이 증가할 경우에 이는 궁극적으로 저출산으로 이어져 미래의 노동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처럼 앞서 미혼 남성의 노동공급 감소에, 미혼 여성의 증가 효과가 맞물리면서 노동공급 감소 효과는 더 확산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혼 남성이 총고용률을 0.5%p 낮추는 반면에 미혼 여성의 고용률 증가 효과는 0.2%p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때문에 이같은 미혼 비중의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노동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결국 각 성별의 혼인율 감소가 출산율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30년 후 미혼 비중이 현재 2배 수준(남성 60%, 여성 50%) 확대될 경우(시나리오3)엔 경제활동참가율은 2031년 79.7%를 정점으로 하락이 시작돼 7년만에 노동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감소 폭은 2040년 79.3%로 9년간 0.4%p로 예측됐습니다.
미혼 인구 비중 증가세를 감안하지 않은 경우(시나리오1)에선 2035년 80.1%로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점을 맞고 2040년에도 80.0%로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미혼 인구 비중 증가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경우(성별 내 미혼 비중이 30년 후 남성은 50%, 여성은 40% 도달. 시나리오 2), 경제활동참가율은 2035년 79.9%를 고점으로 점차 하락하게 됩니다.
관련해 연구진은 “미혼 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노동공급(경제활동참가율) 정점의 시점은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져, 정점 이후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 혼인율을 높이는 완화 정책과 더불어 미혼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적응정책을 병행해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나 청년층의 장기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 높은 주거비용, 치열한 고용시장내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결혼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더불어 기혼 여성이 출산을 위해 경제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상대적으로 미혼 여성의 결혼 기회비용을 높이는 만큼 혼인율과 출산율 제고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선 청년 자립 지원정책으로 결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미혼이더라도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유연한 일자리와 자율적 업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출산율과 고용률 간 상충관계 극복을 고용과 주거 등 출산을 둘러싼 경제·사회적 환경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일과 가정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유자녀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 경직성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일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고자하는 여성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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