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비혼에 노동시장 타격… 한은 "혼인율 증가, 노동공급 확보에 중요"

강한빛 기자 2024. 1. 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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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연령이 늦어지는 만혼과 비혼 등으로 인한 미혼인구 증가가 우리 경제의 노동공급과 근로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혼인율 변화와 함께 장래 인구추계에 반영된 출산율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노동공급을 추계해 보면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노동공급(경제활동참가율) 정점 시점은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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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인구 증가가 우리 경제의 노동공급과 근로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이미지투데이
초혼연령이 늦어지는 만혼과 비혼 등으로 인한 미혼인구 증가가 우리 경제의 노동공급과 근로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8일 공개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인구 증가는 인구 고령화만큼이나 노동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여년간 미혼인구 비중은 3.2%포인트 상승했으며 특히 만 30~54세 핵심연령층 내 미혼인구 비중은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포인트나 급증했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 비중을 뜻하는 생애미혼율 역시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학력수준별로 살펴보면 저학력 남성과 고학력 여성의 미혼율이 높게 나타나 만혼·비혼 추세에는 비자발적, 자기선택적 요인이 혼재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성별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남성의 경우 미혼이 기혼에 비해 노동공급 성향(경제활동참가율·근로시간)이 낮으며, 여성의 경우에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 미혼인구 비중이 증가할수록 남성의 노동공급 총량은 감소했지만 여성의 노동공급 총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3%포인트, 16%포인트 높고 실업률은 약 4%포인트 낮았다.

기혼 남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낮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길게 나타났다. 혼인율 하락으로 남성 미혼인구 비중이 증가하면 경제 전체의 노동공급 총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여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9%포인트, 16%포인트 낮았다.

또 기혼 여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미혼인구 증가는 여성의 경제 전체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힘을 작용하게 된다.

혼인율 변화와 함께 장래 인구추계에 반영된 출산율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노동공급을 추계해 보면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노동공급(경제활동참가율) 정점 시점은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혼인율을 높이는 것은 미래의 노동공급 뿐만 아니라 현재 시점의 안정적인 노동공급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미혼인구 증가세는 역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흐름이므로 혼인율을 높여 노동공급 감소를 줄이는 완화 정책과 함께 미혼인구의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미혼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적응정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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