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오펜하이머’ 5관왕, 한국계 ‘성난 사람들’ 3관왕 (종합) [제81회 골든글로브]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제81회 골든글로브는 영화 ‘오펜하이머’와 드라마 ‘성난 사람들’로 양분됐다. ‘오펜하이머’는 영화 부문 5관왕에 올랐고, ‘성난 사람들’은 노미네이트 된 3개 부문을 휩쓸었다.
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즈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영화 ‘바비’, ‘오펜하이머’,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 등 지난해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와 드라마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영화 부문 작품상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수상했다. 이 영화는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크리스토퍼 놀란),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음악상(루트비히 괴란손)을 받으며 5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오펜하이머’는 실존인물인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그린 작품이다.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둔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광복절에 개봉, 323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은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기세를 이어받았다. ‘성난 사람들’은 제81회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앨리 웡) 등 3관왕을 차지하며 아시아계 콘텐츠의 힘을 다시 꽃피웠다. 한국계 배우의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몇 년간 골든글로브에서 아시아계 배우와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2021년 영화 ‘미나리’가 같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올해에는 ‘성난 사람들’이 주요 부문을 휩쓸며 그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성난 사람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드라마로 꼽힌다. 마트에서 운전 문제로 악연을 맺은 두 남녀가 서로에게 복수를 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상을 받은 이성진 감독은 “‘성난 사람들’은 화가 나 운전하는 사람에게서 영감을 받고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 경적을 울리고 소리를 지르며 운전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난 사람들’은 미국 내 최고 드라마 시상식으로 꼽히는 에미상에서 무려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에미상이 오는 15일 개최되는 가운데 ‘성난 사람들’이 이날 3관왕을 석권하면서 에미상 수상 가능성도 높였다.
영화 ‘넘버3’ 송능한 감독의 딸로 알려진 셀린 송의 장편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스’는 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 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모두 불발됐다.
그레타 리의 수상에 기대를 모았던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플라워 킬링 문’의 릴리 글래드스톤이 받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국 내 평단의 뜨거운 호평에 힘입어 수상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바비’는 주제가 상과 신설된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상을 받았다.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상은 북미 흥행수익 1억 달러(한화 약 1315억 원)나 글로벌 수익 1억 5000만 달러(약 1973억 원) 이상을 기록한 영화들을 후보로 선정한다.
한편,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이하 HFPA) 회원(87명)이 영화와 TV 프로그램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통상 아카데미, 미국배우조합상(SAG)과 함께 미국 3대 시상식으로 꼽힌다.
과거 인종·성 차별 논란과 부정부패 의혹에 휘말린 골든글로브는 올해부터 심사위원 규모를 기존의 3배인 300명 규모로 확대하고 이들의 출신 국가와 성별, 인종을 다양화하며 쇄신에 들어갔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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