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수능 영어, ‘일타강사’ 제공 지문과 동일…교육부, 수사 의뢰

이소현 기자 2024. 1. 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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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입시업체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문항에 대해 교육부가 뒤늦게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대형 입시업체의 이른바 '일타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비슷하게 출제된 배경에 대해 지난해 7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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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원에 돈 주고 문항 사들여 교재 제작 의혹
관련 의혹 조사 중 23번 문항 논란 다시 도마 위로
해당 강사·현직 교사 4명,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대형 입시업체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문항에 대해 교육부가 뒤늦게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강사는 현직 교원들에게 돈을 주고 사들인 문항을 바탕으로 교재를 제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대형 입시업체의 이른바 ‘일타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비슷하게 출제된 배경에 대해 지난해 7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2022년 11월 시행된 2023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영역 23번 문항은 지문을 읽고 주제를 찾는 3점짜리 문항이었다.

해당 지문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넛지’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문제지가 공개되자 입시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이 지문이 A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접수한 이의 신청 660여 건 가운데 100여 건이 23번 문항에 집중되기도 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영어 문제·정답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라며 심사 대상으로 올리지 않았다. 평가원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지문의 출처가 동일하지만,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며 지문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A 강사는 현직 교사들에게 금전을 지급하고 구매한 문항으로 교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7월 교육부가 운영한 ‘사교육 카르텔 신고 센터’에도 이 같은 제보가 접수됐다. 교육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A 강사가 만든 교재의 문항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있음을 파악하고 수사 의뢰하게 됐다. 교육부는 A 강사와 함께 현직 교사 4명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다"면서도 "수사 의뢰된 교사들이 2023학년도 수능이나 6월·9월 모의평가 출제·검토에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교육부와 평가원이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도 8개월이나 뒤늦게 조처한 이유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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