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에 쐈다···위협적 北 ‘신형무기 3종 세트’ 위력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1.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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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시아 통해 성능검증 기회 얻어
‘KN-23’ 한국軍에 가장 위협적 존재
한 발로 축구장 3개 초토화 ‘KN-24’
‘KN-25’ 방사포? 탄도탄? 혼란 초래
북한이 지난 2021년 3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한이 실전 배치한 신형무기 3종 세트가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600mm 초대형 방사포 ‘KN-25’ 등의 기존 고체연료 계열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다. 기존에 해안포와 방사포와 달리 유도장치를 달고 있어 정확도 상당히 높다. 사거리 400∼800㎞ 이상의 이들 SRBM은 대남 공격용으로 개발돼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종 무기는 사거리가 조금 길어지면서 고도는 낮아지고 속도는 빨라진 것은 물론 모두 고체연료에 이동식 발사차량을 이용한다는 점 등에서 발사 시간 단축과 발사 원점의 다양화로 한미 정보자산의 탐지 및 킬체인(선제타격)을 어렵게 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외신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뿐만 아니라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초대형방사포 KN-25 등 신형 전술 무기 ‘3종 세트’가 선박 또는 철도나 항공기 등을 통해 러시아로 운반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목한 대목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1년에도 수십차례씩 이뤄지지만, 실제 전장에서 쓰인 건 다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밝힌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900㎞다. 평양 인근에서 발사한다고 가정하면 남한 전역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간다.

北, KN-23 등 3종 세트 러시아 지원 추정

문제는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탄도미사일은 한국을 노려 개발한 무기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전장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함으로써 김정은은 실전 성능을 검증 및 보완할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이는 한국을 타깃으로 한 북한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는 결과물을 손에 쥐게 될 우려가 있다. 실제 북한은 1990년대 중동 지역에 미사일을 수출하며 기술력을 높이기도 했다.

KN-23은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모방해 개발했다. 길이가 9m 이상으로 러시아 미사일(7.2m)보다 길다. 사거리나 속도 역시 러시아 이스칸데르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KN-24와 KN-25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3월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이 SRBM 등 10종 이상의 미사일에 장착이 가능하다. 직경 40∼50㎝로 위력은 10kt(킬로톤·1kt는 TNT 1천t 폭발력) 안팎으로 추정되는 화산-31은 발사할 미사일 탄두부에 끼워 넣도록 표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러시아가 전쟁에 활용한 3종 세트는 발사 후 정점 고도에서 하강하면서 변칙기동도 가능해 지상에서 요격이 쉽지 않다. 유도 기능까지 탑재해 정밀도도 상당은데 실제 전장에서 활용된 결과물이 합쳐져 성능이 업그레이된면 한미 군사당국으로서는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러시아 매체에 등장한 북한산 추정 포탄. 사진은 러시아 방송 캡처. 연합뉴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KN-23’는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9K720·나토명 SS26 스톤)을 본 따 만든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개량형이 600㎞ 가량이다. 한반도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이에 반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는 최대 사거리 500㎞의 전술탄도미사일로 정밀 유도가 가능하고 전술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쏠 수 있어 기동성과 생존성이 높은 편이다.

KN-23의 제원은 길이 7.5m, 지름 95cm, 총발사중량 3.45t, 탄두중량 500kg에 달한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1단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1단 고체연료를 사용해 즉시발사가 되기 때문에 한국군의 킬 체인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그 어떤 미사일보다도 KN-23은 한국에게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한다. 화성-10~15형 시리즈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급이라 한국보다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무기다. 하지만 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로 보아 한반도만을 목표한다.

여기에 복잡한 비행 궤도로 한국형 킬체인으로는 요격 확률이 떨어질 뿐만 더러 부산광역시나 진해구 등 최후방에 있는 전략적 가치를 높은 기지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따라서 미군의 증원이나 주요 해군기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대형화 탄두와 열차로 이동하며 발사하는 개량형까지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① 차륜형 TEL ② 무한궤도형 TEL ③ 철도기동형 ④ SLBM형 ⑤ 저수지 바지선 ⑥ 고정식 반지하 사일로 다양한 발사 플랫폼에 탑재할 수 있다. 최근에는 SLBM용으로 개량하는 등의 노력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다. 외형이 미국이 개발한 전술유도무기인 ‘에이태큼스’와 닮아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린다. 북한은 최초 시험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간격이 15분이었지만 5분으로 단축됐다. 아직 연속 발사 성능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발사 간격이 좁혀질수록 우리 군의 전술유도무기로 요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태큼스는 속도 마하 3, 길이 4m, 직경 600㎜로 수백 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단 한 발로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견고한 군사시설이나 대규모 산업시설 파괴용으로 핵탄두 탑재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원은 직경 95㎝, 발사대 중량 3415㎏에 탄두 중량은 최대 500㎏, 사거리는 450~690㎞로 추정된다. 즉, 탄두 중량을 조절함으로써 사거리를 늘리거나 줄이는 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KN-24 발사간격 5분 단축 기동능력 높아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정밀타격 능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시험발사에서는 20km 이에 저고도를 사거리를 200㎞가량 줄여 발사된 것이 눈에 띈다. 미사일의 정점 고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요격이 어려워진다.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차량(TEL)이 울창한 숲속에서 기동해 발사하는 모습도 함께 공개했다. 무기체계의 은밀한 기동능력도 과시한 것이다.

군 당국은 주목하는 것은 ‘변칙 기동’(풀업·활강 상승) 흔적이 있다는 점이다. 정점 고도(50㎞)를 지난 뒤 일부 비행 구간에서 풀업(pull-up) 비행 특성이 발견된 것. 풀업은 비행 궤적에 혼선을 줘 요격미사일 추적을 피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도 “시범 사격에서 서로 다르게 설정된 비행 궤도 특성과 낙각 특성, 유도탄의 명중성과 탄두 위력이 뚜렷이 과시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동해안이 아닌 평북 신천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내륙을 관통하도록 한 점도 신형 전술유도무기 정확성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대형 방사포로 불리는 ‘KN-25’로, 직경은 600mm이며 최대 사거리는 400km급으로 추정된다. 이 무기 체계는 지난 2020년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 견제용 전략무기와 함께 처음 공개됐다.

4~6개의 발사관을 갖춘 초대형 방사포로 주목할 점은 북한이 기존에 보유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400km까지 날아가는 성능이다. 6연장 방사포는 궤도형 차량에 탑재됐다.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북한판 에이태큼스(KN-24)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북한의 신형전술무기다.

무엇보다 600mm 방사포는 평택과 오산은 물론 멀리는 주일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 ‘탄도로케트포’로 불린다. 핵탄두 및 생화학무기 장착이 가능해 매우 위협적인 무기다.

게다가 300mm 방사포·600mm 방사포는 사거리가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 레이더 궤적만으로는 탄도미사일과 혼동할 때가 많다. 탄두에 고위력의 포탄을 장착하면 탄도미사일의 특성인 포물선 비행도 가능하다. 실제 군에서 탐지된 것도 장거리 레이더 등에 포착되고 있는 실정이다.

레이더 궤적은 탄도미사일 유사 대응 혼동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실체를 파악하는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대응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합동참모본부가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보인 탓에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했다가 40여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한 사례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미사일의 경우 한·미가 보유한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는 점이다. KN-23과 KN-24, KN-25는 한·미의 탐지자산이 취약한 고도 30~40㎞ 구간을 날거나 변칙 기동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사일의 낙탄 지역을 예측해 종말단계에서 요격하는 한·미의 패트리엇(PAC-3 MSE)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미 의회조사국도 최근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KN-23, KN-24, KN-25는 기동성·유효성·정밀성을 입증했으며, 요격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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