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3명 초유 대접전… “투표하러 휴가” 국외거주자 속속 입국

박준우 기자 2024. 1. 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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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 선거(13일)를 닷새 앞두고 대만 전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당선자 윤곽이 나오던 이전 선거와 달리 각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나면서 후보들의 막판 선거열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만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천(陳)모 씨는 "결국 해당 후보를 통해 누가 부유해지느냐가 유권자들의 선택 지점"이라며 "양안 관계 속에서 유권자들의 입장이 어떻게 되는지가 투표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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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선거 D-5… 현지 르포
라이칭더·허우유이·커원저 후보
격전지 ‘가오슝’ 찾아 한 표 호소
국외자 선거 없어 유권자 고향 찾아
양안 관계 변화 따라 ‘경제’ 촉각
미중 갈등 격화 속 세계 이목 집중
13일 운명 갈리는 후보들…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라이칭더(위 사진) 민진당 후보, 허우유이(중간 사진) 국민당 후보, 커원저 민중당 후보가 7일 각각 가오슝에서 유세를 벌이며 지지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대만 총통 선거는 오는 13일 치러진다. EPA 연합뉴스

타이베이=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총통 선거(13일)를 닷새 앞두고 대만 전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당선자 윤곽이 나오던 이전 선거와 달리 각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나면서 후보들의 막판 선거열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총통 선거의 결과는 최근 미·중 갈등 격화 속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물론 글로벌 외교·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 세계가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8일 수도 타이베이(臺北) 시내 곳곳에는 후보자들의 선거 홍보물이 건물 옥외 간판은 물론 거리와 공공버스에까지 장식돼 있었다. 총통 후보로 나선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와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는 전날 새로운 격전지가 된 가오슝(高雄)에서 대규모 유세전을 펼쳤지만, 타이베이 내에서도 수많은 벽보와 입법회 출마자들과 홍보물 등이 곳곳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라이 후보가 32∼38.9%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허우 후보가 27∼35.8%의 지지율로 그 뒤를 쫓고 있는 등 치열한 양상이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만난 줘쉰퉁(卓訓通)은 “50대 50이어서 현재로써는 누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라이 후보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쪽이라면, 허우 후보는 ‘92공식’ 준수를 통한 중국과의 관계 안정에 더 가까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진당 집권 때는 양안 관계의 악화가, 국민당 집권 때는 미국과 대만 간 관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선거 결과가 안갯속 국면인 데다 중국의 압박이 심해지는 등 어느 때보다 선거에 쏠리는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외 거주 중인 대만인들이 대거 입국하고 있다. 대만은 국외자 선거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위해 대만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7일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에도 입국하는 대만인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공항에서 기자와 만난 한(韓)모 씨는 “가족들을 못 본 지 오래된 점도 있고, 투표를 하기 위해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세계가 이번 선거를 통해 양안 관계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한다면, 대만 유권자들은 양안 관계를 통해 발생할 ‘경제적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소득층은 양안 관계의 안정을 통해 대만 내 환율 및 주가, 사업의 안정을 바라고 있다. 서민층, 특히 아직 안정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20∼30대 등은 양안 관계 변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나 장기적 경기 둔화 가능성 등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만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천(陳)모 씨는 “결국 해당 후보를 통해 누가 부유해지느냐가 유권자들의 선택 지점”이라며 “양안 관계 속에서 유권자들의 입장이 어떻게 되는지가 투표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대부분은 통일이나 독립과 같은 명확한 입장보다는 현재와 같은 모호한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후보들도 관련 이슈를 굳이 부각시키려 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대만 전문가인 오가사와라 요시유키(小笠原欣幸) 일본 도쿄(東京)외국어대 명예교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3파전이 벌어진 것은 24년 만”이라며 “갑작스러운 돌발 사태나 대형 스캔들, 중국의 개입 등이 이번 선거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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