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마이너스 통장’서 117조 썼다

신병남 기자 2024. 1. 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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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세수 부족에 시달리면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117조 원이 넘는 돈을 끌어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17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금에도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도가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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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일시대출 ‘역대최대’ 사용
지급이자 1506억 역대 최대치

정부가 지난해 세수 부족에 시달리면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117조 원이 넘는 돈을 끌어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17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 지출이 확대됐던 2020년 대출액(102조9130억 원)을 웃도는 규모로, 대출이 늘면서 정부가 지난해 한은에 지급한 이자만 1506억 원에 달했다. 연간 기준, 이자 금액도 역대 최대치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은행을 통해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과 비슷한 개념이다. 정부가 지난해 빌린 자금을 다 갚지 못하고 이듬해로 넘긴 일시대출 잔액도 4조 원으로, 2012년 말(5조1000억 원)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금에도 마이너스 통장처럼 한도가 정해져 있다. 통합계정, 양곡관리특별회계,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매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통해 한도를 결정한다. 회계 계정별로 상환 기한도 정해져 있어, 지난해 말까지 갚지 못하고 올해로 넘어온 4조 원의 경우 오는 20일까지 상환해야 한다.

정부가 마이너스 통장을 역대 최대 규모로 이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대출이 필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0월까지 누적으로 정부의 총수입(492조5000억 원)에서 총지출(502조9000억 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0조4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많은 돈을 너무 자주 빌리면 유동성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물가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야당은 정부가 일시 차입금으로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일시차입금 제도는 단기 유동성을 조절할 때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연속적으로 빌렸을 경우 기조적으로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며 “한은 입장에서 세수가 한 달 뒤 들어오기 때문에 지금 쓰겠다고 하면 그것(일시대출)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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