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안보 쓰나미와 김정은 과대망상[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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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북한 간 긴밀한 군사 협력을 급속히 촉발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전략적 지각변동을 야기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탄약 지원으로 전쟁 지속 능력이 향상됐고, 북한은 그 대가로 경제적 숨통을 트고 첨단 군사기술을 전수받았으며 외톨이 외교 전선에서의 뒷배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북한 비핵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핑계로 핵군축으로 목표를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대두되는 상황에 대응하기에 안보리는 권위 있고 적합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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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북한 간 긴밀한 군사 협력을 급속히 촉발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전략적 지각변동을 야기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탄약 지원으로 전쟁 지속 능력이 향상됐고, 북한은 그 대가로 경제적 숨통을 트고 첨단 군사기술을 전수받았으며 외톨이 외교 전선에서의 뒷배를 확보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이 국제법과 제재를 위반한 결과이며, 그 행태는 범법자 둘이 술에 취해 서로 부축하며 비틀비틀 걷는 위험한 형국이다. 중국도 북한 핵 문제를 핵확산금지 차원이 아닌 미국과의 강대국 갈등 구도에서 다루는 입장으로 선회하며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런 것들이, 북한 김정은이 지난 연말 ‘대한민국은 교전국’ ‘남조선 영토 평정’ ‘내년 초 큰 파장과 대사변 준비’ 등 강경 발언을 토하고 ‘이제 우리의 시간이 왔다’고 호언케 한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5일부터 연사흘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의 포격 도발은 스스로 파기한 9·19 군사합의에 대한 북한의 확인 사살이다. 집권 13년 차, 40세의 젊은 독재자가 무모하게 추진하는 핵·경제의 병진정책은 경제보다는 핵에 대한 집착으로 ‘김정은의 시간’이라는 정신분열적 과대망상증으로 변했다. 붕괴 전에 나타나는 만용이다. 북한의 위기 고조 행위는 분명히 의도적이며 무력 충돌 위험도 커졌으나, 그나마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와 달리 단호하고 압도적인 반격과 보복을 할 것으로 북한이 내심 인정한다면 과거 천안함 폭침과 같은 직접 도발은 엄두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지난 1일부터 2년 임기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개시했다. 10년 전 활동하던 때보다 사뭇 불리해진 환경이다. 2017년 이래 대북 안보리 제재 결의안은 줄곧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에 그쳤으며, 이들이 대북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작다. 다행히 한미일 3국은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후 태동시킨 새로운 3각 안보 협력을 안보리에서 조율해 나갈 수 있게 됐다. 가치 공유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와도 호흡을 맞춰 북한의 핵·미사일·인권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북한 비핵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핑계로 핵군축으로 목표를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대두되는 상황에 대응하기에 안보리는 권위 있고 적합한 장소다.
올해는 수년간 누적된 국제안보의 도전적 요소들이 임계에 이르러 동시 폭발을 일으키는 위험한 한 해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 볼셰비키혁명을 주도한 레닌은, 수십 년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고 몇 주 동안에 수십 년의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오는 13일 대만 선거 결과에 따른 유동적 상황, 국제 안보의 블랙홀과 같은 미·중 대결, 3년 차 우크라이나 전쟁, 계속되는 중동의 테러 전쟁, 향방 모를 미국 대선 전망으로 볼 때 올해 중 닥칠 동시다발적 안보 쓰나미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교묘한 도발 양태와 미 대선 일정과 연계된 7차 핵실험 가능성 등에 대비하며, 글로벌 중추국가를 위한 지평 확대 노력 속에서도 핵심은 자강과 동맹의 국가 안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 우리에게 외교는 거친 투박함과 뻔한 상투성을 경계하며 섬세와 담대의 자질을 동시에 갖추고 취하는 치열한 생존책이어야 함을 명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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