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박씨’ 진경, 마냥 미워할 수 없던
배우 진경이 입체적 악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6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 진경은 원하는 것은 모두 다 가져야 하는 야망에 휩싸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현재의 ‘민혜숙’이자 조선시대 ‘윤씨 부인’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회에서 진경은 집안의 벼슬을 위해 천륜을 버린 죄로 옥에 갇힌 윤씨 부인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남편이 아픈 것도, 자식이 출세를 못 하는 것도 다 내 부덕의 소치라고 하니 어쩌겠느냐. 집안을 살리려면 무슨 짓이든 해야지”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흔들리는 눈빛,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동요시켰다.
모든 악행의 배후에는 시아버지가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윤씨 부인의 뒤늦은 참회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룹 ‘SH서울’을 차지하기 위해 회장 상모(천호진), 부대표 태하(배인혁), 연우와 끝없이 대립각을 세운 혜숙의 악행은 단순하고 금세 골탕을 먹기도 했지만, 특유의 무게감 있는 연기력으로 서사를 납득시켰다.
특히 진경은 극 초반 현대로 온 연우(이세영)를 처음 마주하는 장면에서 꽃다발을 들고 천천히 걸어가는 장면 하나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말 한마디 없이 표정과 걸음걸이만으로 서늘함과 두려움을 유발하면서 강한 임팩트로 포문을 연 것.
진경은 8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다양한 연기를 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제작진, 배우들과 호흡이 좋아 즐거웠던 작품이었다”며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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