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삼성·LG 베끼더니...중국 TV, 한국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지난해 50% 돌파
국내기업 제품 모방 통해 기술력 축적
CES2024에서 신제품 대거 전시 전망
중국 기업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과 LG 제품을 많이 따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3’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앞서 선보인 것과 흡사한 제품을 선보여 다시 한번 ‘베끼기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9일 개막하는 ‘CES 2024’에서도 가성비를 앞세운 비슷한 제품들을 대거 전시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위협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프리미엄 LCD격에 해당하는 미니 LED 시장에서 기세가 심상치 않다. 한때 7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던 삼성이 TV 시장 불황으로 주춤한 틈을 타, 하이센스와 TCL 등이 점유율을 2배 가량 늘렸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따라하던 대표적 중국 기업들이 이제 국내 기업의 시장까지 뺏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미니 LED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9%를 기록했다. 2위는 하이센스 27%, 3위는 TCL 26% 등이었다. 소니는 4%, LG전자는 1%로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중국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는 최근 두드러졌다. 2022년만 해도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은 20% 후반대에 그쳤다. 그러나 단 1년 만에 50%가 넘는 수준으로 늘렸다. 하이센스의 미니 LED TV 출하량은 1년 만에 18배 증가했고, TCL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112% 늘었다.
반면, 2022년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대표 미니 LED 제품은 네오 QLED으로, 삼성전자 TV 라인업 중 판매량 1위 제품이다. 그러나 TV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며 지난해 미니 LED 출하량이 전년 대비 출하량이 26% 줄었다.
TCL과 하이센스는 커지는 미니 LED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미니 LED는 프리미엄 LCD라고 볼 수 있다.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어 LCD의 단점인 명암비 등을 개선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품질은 개선했다는 점에서 미니 LED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90만 5000대를 기록했다. DSCC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제품군이 OLED TV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OLED 출하량은 136만대로 나타났다.
TCL과 하이센스는 미니LED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TCL은 115형·98형 미니 LED TV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센스는 미니LED 기반 85인치 ULED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TCL의 경우 국내 시장도 공략하고 있어 삼성전자·LG전자가 긴장하고 있다. TCL은 최근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네이버에 공식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했다. 쿠팡에서 4K 미니 LED TV C845 시리즈를 선보여 5분 만에 품절 사태를 빚으면서 가성비 TV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국내 기업 전략을 모방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초 CES에서 하이센스는 명화 감상 등 액자 갤러리로 활용이 가능한 TV 제품(M1)을 선보였다. 원하는 베젤(테두리)을 선택해 맞춤형 상품 주문이 가능한 것으로 수년 전부터 삼성과 LG가 내놓기 시작한 TV ‘갤러리 모드’ 상품을 모방한 셈이다. TCL은 앞서 스마트 TV 신제품 ‘제스(XESS) 스마트스크린’을 공개했는데 이는 삼성 ‘더 세로’ TV처럼 화면을 세로형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과 판박이였다. TCL은 ‘CES 2018’에서 ‘프레임 TV’를 선보였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2017년 출시한 ‘더 프레임’을 따라한 제품이었다.
한편, 올해 TV 시장은 작년보다는 소폭 성장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2024년 전세계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0.2% 성장한 1억9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예대상’ 탁재훈, 스태프 100여명 회식비 쐈다
- 원가 7만→36만원에 팔더니…“애플 백기?” 반값 ‘에어팟’ 나온다
- "자기생각" "안고싶다"…강경준, 불륜의혹 유부녀 A씨와 대화 내용 공개
- 손흥민父 “미친…” 분노한 이유? 그가 본 ‘부모·지도자’ 역할 뭔가했더니
- "소녀시대 수영 옷갈아입자 미친듯 찍어댔다"…'와이프' 불법 촬영 논란
- “비싼 아이폰이 웬일이냐?” 50만원 싸졌다…새 삼성폰 등장 의식했나
- '이병헌 협박女' BJ, 1년 24억씩 벌다 돌연 은퇴…왜?
- 20대女 "난 뚱뚱" 멀쩡한데 더 빼…6~7명중 1명은 저체중
- “대체 왜” 황의조 친형수, ‘영상 유포’ 혐의 오늘 첫 재판
- “결국 터질게 터졌다” 뭇매에 망한줄 알았는데…뒤늦게 넷플릭스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