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 속 김정은은 경제 현장에…'대남노선 전환'은 김여정이 전면에
김여정은 두 차례 담화로 대남 메시지 관리…남북 상황 총괄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서북도서 일대에서의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나흘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방의 경제 현장을 찾아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부각했다.
대신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대외 메시지를 관리하는 등 북한이 올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남노선 전환'에 따른 '대적사업'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 총비서가 전날인 7일 황해북도에 새로 건설한 광천닭공장(양계장)을 방문해 현대화된 시설을 살펴봤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광천닭공장이 '가금업의 본보기, 표준'이 됐다고 만족하면서 앞으로 공장이 인민들에게 더 많은 고기와 알(계란)을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능력을 확장할 것을 강조했다.
사진에서 김 총비서는 직접 양계장을 둘러보면서 공장에서 생산한 계란과 닭고기, 가공식품을 일일이 살피는 등 민생을 세심하게 챙기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김 총비서의 시찰은 최고지도자로서 연초 경제 문제에 공을 들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지만 시점상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사흘 연속 서북도서 인근으로 포를 쏘며 서해에서의 일촉즉발의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5일에는 인천 백령도 북방 황해도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192발, 6일에는 연평도 북서방에서 60발 이상을, 7일에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 북방에서 9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이번 도발은 김 총비서가 지난 '연말 전원회의'(지난해 12월26~30일)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대남노선 방향 전환을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김 총비서는 이 과정에서 한발 물러서 내치에만 집중하는 모습인 것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주에도 농기계전시회를 찾아 농업 증산을 위한 농산 작업의 기계화를 주문했다. 대미용 전략 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차량 생산 공장도 시찰했지만, 남북관계 상황을 시사하거나 새 메시지를 내는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사이 김 부부장은 두 차례 담화를 내면서 이번 긴장 상황에 직접 대응하는 등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김 부부장은 북한이 '대남노선 방향 전환'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2일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를 비난하고, 7일에는 서해에서의 도발 중 우리 군을 속이기 위한 '기만작전'을 진행해 우리 측을 속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2년 6월 북한이 대북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걸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갔던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에도 김 부부장이 '대적사업'의 전면에 나서는 동안 김 총비서는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마치 역할을 분담하는 듯한 모습은 '대남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김 부부장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지만, 남북관계의 변화나 긴장 수위 조절이 필요할 때 김 총비서가 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실제 지난 2022년 6월 북한은 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며 정세를 격화시키고 전방지역에서의 강도 높은 도발도 예고하며 남북이 물리적으로 충돌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갔지만, 돌연 김 총비서가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면서 상황을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이번 상황에 직접 담화를 내면서 김 총비서의 광천닭공장 현지지도 등 경제행보에까지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그가 김 총비서의 모든 사업을 직접 보좌하고 보고하면서, 연초의 대적사업을 주도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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