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 클로저 유영찬 "내 손으로 우승 마무리 한다면? 하늘을 날 것 같다"
염경엽 감독 "파워피처에 멘털도 강해"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고우석의 뒤를 이어 LG 트윈스 뒷문을 책임지게 된 유영찬이 자신의 손으로 팀의 통합 우승 2연패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29년 만에 정상에 등극한 LG는 올해까지 우승 전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요한 마무리 투수가 바뀌게 됐다. 2022년 세이브 부문 1위를 차지한 고우석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우석의 이탈에 LG는 '통산 1세이브'를 기록한 유영찬을 새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이 구속을 약 2㎞ 정도 늘리고, 포크볼 구종을 추가하면 30세이브 이상도 기록할 수 있다. 특히 마무리 투수에게 꼭 필요한 멘털도 강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큰 경기 경험도 했다"며 "영찬이는 세이브 경험이 부족한 편이지만 우리 팀에서 마무리 투수로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은 투수"라고 설명했다.
2020년 LG에 입단한 유영찬은 무명의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 단번에 핵심 불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정규리그에서는 67경기에 등판핸 6승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6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잡으며 1실점으로 버텨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1군 데뷔도 하지 못하던 투수가 핵심 보직인 마무리 투수를 꿰차는 등 신분이 격상됐다.
유영찬은 자신이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된 것에 대해 놀라면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사를 통해 먼저 보직 변경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내게 좋은 기회가 찾아와 기분이 좋았다"며 "다만 아직 내가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확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찬은 지난해 9월27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1이닝 2볼넷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는 아니었다. 또한 두 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세이브 상황에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진 못했다.
LG로선 유영찬이 마무리 투수로 빠르게 정착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지만 시행착오를 겪을 과정도 대비해 두고 있다. 염 감독은 "초보 마무리 투수들이 첨부터 끝까지 다 잘할 수는 없다. 자리를 잡기까지 고비가 있을 텐데, 마무리 투수를 팀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이 얼마나 지지해주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영찬이를 믿고 기다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영찬도 "한국시리즈 같이 큰 경기를 경험했지만 (세이브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실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게 되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담은 있으나 유형찬은 '강심장' 유형이다. 그는 "등판 전까지는 걱정을 많이 하고 부담을 느끼는 편이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런 게 싹 사라지고) 강해진다. 경기 상황에 집중하면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석이가 없어도 우리 최강 불펜은 끄떡없다. 다들 지난해 통합 우승 과정을 보지 않았는가"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LG는 올 시즌 통합 우승 2연패에 도전, 왕조를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보통 한국시리즈 우승에 피날레를 장식하는 투수는 에이스 혹은 마무리 투수다. LG의 우승 축포가 터진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고우석이 마지막을 책임졌다. LG가 올해도 우승을 달성한다면 유영찬이 그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그 기준 좋은 상상을 해본 유영찬은 "아직은 와 닿지 않는 먼 일"이라면서도 "만약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하늘을 날을 것 같은 기분일 것"이라고 웃었다.
올 시즌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유영찬은 "특별한 개인 기록 목표는 없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 정상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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