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만원 개집·34만원 개밥그릇 ‘펫셔리’…댕댕아, 네가 나보다 잘산다

매년 14.5%씩 성장하는 반려동물산업
신세계인터, 고가 반려동물 용품 공략
LF·BYC 등도 관련 카테고리 강화나서

패션·뷰티업체들이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아낌없이 돈을 쓰는 이들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반려동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동시에 펫(Pet)과 럭셔리(Luxury)를 결합한 이른바 ‘펫셔리(Petxury)’ 시장도 확대되고 있는 것.

8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는 고가의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자 관련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말 기준 11개였던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수는 1년여만에 23개로 2배 이상 늘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500만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인 셈이다. 이에 펫 관련용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매년 평균 14.5%씩 성장 중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만족시키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반려동물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했다.

실제로 에스아이빌리지에 입점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슈슈는 지난해 매출이 직전해 동기 대비 108% 신장했는데, 28만원대의 반려견 전용 카시트를 비롯해 15만원대의 애견 계단이 잘 팔렸다.

반려동물 디자인 브랜드 하울팟이 여성 니트 브랜드 주느세콰와 콜라보해 출시한 니트웨어는 5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부터 일부 제품이 품절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에스아이빌리지는 최근 프리미엄 친환경 반려동물 용품으로 유명한 베르그앤릿지를 비롯해 고급 펫 다이닝 전문 브랜드 케스티 등을 새로 입점시켰다.

베르그앤릿지의 펫 하우스 B-Space는 가격이 무려 225만원을 호가한다. 고품질의 핀란드산 자작나무와 100% 재활용된 스웨덴산 압축 펠트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34만원대의 반려동물용 식기 세트도 인기다. 케스티의 다이닝 볼 세트는 이탈리아, 터키 등에서 공수한 천연 대리석과 유리를 사용해 제작된 제품이다.

BYC도 펫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업체 중 하나다. BYC는 매년 반려견에게 내복처럼 입힐 수 있는 개리야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반려견용 에어메리 김장조끼와 빨간내복, 신호등내복, 보디히트 등을 새롭게 출시했다.

BYC는 지난해 11월 펫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물량을 전년 대비 3배 늘렸는데, 에어메리 김장조끼 제품은 이튿날 전 사이즈가 모두 품절되는 등 인기였다고 했다.

패션업체 LF의 대표적인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역시 꾸준히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헤지스는 지난해 3월 브랜드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아이코닉 시리즈를 반려견 의류라인으로 확대했다.

피케 반팔 티셔츠와 케이블 스웨터 등이 주력 상품으로 주인과 반려견이 시밀러룩(비슷하게 맞춰입는 옷)을 연출할 수 있다.

뷰티업계 역시 반려동물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8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는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펫 컬렉션을 판매 중인데 매년 매출이 50% 이상씩 증가할 만큼 인기다.

반려동물 전용 샴푸부터 주인과 반려동물이 커플 향을 맞춰 쓸 수 있도록 사람의 향수와 같은 향으로 개발된 데오도란트, 로션 등이 잘 팔린다.

이니스프리는 반려견 라이프 케어 ‘그린펫클럽’ 런칭하고 발세정제, 미스트 등 케어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스타벅스는 국내 처음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반려동물 동반 매장 ‘구리갈매DT점’을 지난 5일 열기도 했다. 스타벅스 ‘더 북한강R점’은 반려동물과 출입은 가능하지만 취식은 불가능했던 ‘펫 프렌들리’ 매장인데, 이번에 아예 동반과 취식이 가능한 매장을 연 것이다.

이 매장에는 유리칸막이 부스석 등도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온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