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교육 성취도 높은 유전적 원인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와 연관이 깊은 유전자 위치가 확인됐다. 교육 수준과 질환의 연관성을 연구할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원홍희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교수, 김재영 연구원, 명우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대만 연구팀이 국제 협력을 통해 교육 성취 관련 유전자 위치를 확인하고 ‘네이처 인간행동’ 최근호에 논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교육적 성취는 평생 받은 교육 정도를 의미한다. 보통 최종 학력으로 측정하며 환경과 유전 요소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적 성취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을 확인하는 연구는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돼왔기 때문에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인구집단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한국과 대만 바이오뱅크 17만6400명의 샘플에서 유전 요소를 밝히는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연구(GWAS)를 시행했다. 

그 결과 유럽인에서 나타나는 교육적 성취와 관련이 있는 유전적 구조, 배경, 효과 등이 동아시아인에서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교육적 성취와 관련이 깊은 유전자 위치 102곳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개인의 교육적 성취를 예측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유전 변이를 이용해 개인의 교육적 성취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교육적 성취는 사회·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유전 변이로 설명 가능한 교육적 성취의 차이는 10% 수준이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한국인의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명우재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통해 교육 수준이 치매나 정신장애 등 다양한 질환들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질병 예방과 치료 방법을 밝히는데 쓸 수 있다”고 말했다. 

GWAS를 통한 유전 변이 식별 과정에서 단일 인구집단을 활용할 때보다 두 인구집단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분석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한 점도 이번 연구의 의의로 평가된다. 유전 변이를 종합해 개인의 특성을 예측하는 다중유전자점수(polygenic score) 분석에서도 인구의 다양성을 고려했을 때 그 성능이 향상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원홍희 교수는 “국제협력을 통해 미흡했던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유전 연구를 최대 규모로 수행했다“며 “다양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유전 연구를 통해 교육적 성취와 유전적 상호작용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