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존심 문제?' 억만장자 구단주 변심, 류현진 행선지는 어디일까

김민경 기자 2024. 1. 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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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베테랑 좌완 류현진(37)이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귀한 빅리그 사정상 관심 선수로는 꾸준히 분류되고 있지만, 계약을 확신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류현진 시장이 어느 곳으로 방향을 잡을지도 남은 오프시즌 화제로 떠올랐다.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인 존 헤이먼은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좌완 션 머네아(32)가 2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7억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메츠는 올겨울 류현진에게 가장 관심 있는 구단으로 분류됐던 팀이다. 게다가 머네아는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 보라스는 메츠에 류현진과 머네아를 같이 어필했을 가능성이 큰데, 어쨌든 메츠는 머네아가 최근 부진하긴 했어도 류현진보다 5살 어린 나이에 더 기대를 걸고 소소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메츠는 올겨울 FA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 영입전에 진심이었다.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와 함께 끝까지 붙었다. 메츠의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야마모토를 자택으로 직접 초대해 진정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69억원)에 사인하면서 역대 투수 FA 최고 대우를 받았다. 메츠는 다저스와 같은 금액을 제시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나 야마모토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꽤 큰 상실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야마모토 영입에 실패한 메츠는 다른 카드에 눈을 돌려야 했는데, 뎁스 자체를 두껍게 하려면 류현진, 머네아 등 그리 비싸지 않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메츠의 레이더에 류현진이 걸려 있었기에 보라스가 야마모토 영입전의 상실감을 이용해 돈을 얼마나 받아낼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당장은 메츠가 류현진에게 완전히 관심을 접었다고 말하기도, 관심이 여전하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뉴욕포스트의 헤이먼은 8일 머네아 영입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메츠는 또한 류현진, 이마나가 쇼타 등 FA 좌완 2명과 더 접촉하고 있다. 메츠가 선발 로테이션에 선수를 더 추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류현진과 이마나가가 여전히 메츠의 레이더에 걸려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꿈의 무대에서 10시즌을 버틴 베테랑이다. 통산 186경기에 등판해 78승48패, 1055⅓이닝,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2015~2016년 어깨, 2022년 팔꿈치 수술 등 부상으로 3시즌 정도 공백이 있어 미국 언론이 언제나 "건강이 문제"라고 지적하긴 하지만, 건강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노련한 베테랑 좌완 선발투수였다. 다저스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에는 29경기, 14승5패, 182⅔이닝,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면서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1050억원)에 FA 계약을 할 수 있었다.

▲ 머네아의 계약으로 그간 메츠와 연계됐던 류현진의 연결고리는 약해졌다
▲ 류현진은 건강하다면 150이닝 이상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투수다

수술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11경기에서 3승3패, 52이닝,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떨어진 구속을 향한 우려를 잠재우는 새 무기 느린 커브를 장착해 미국과 캐나다 현지 언론으로부터 '역시 제구 마스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상 복귀 시즌이라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체력 저하 문제가 나타나긴 했지만, 새해는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풀타임을 준비할 수 있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이 건강 이슈가 있어도 현재 1~2년짜리 계약은 가능할 것이라고 꾸준히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1년 1100만 달러(약 140억원) 정도 계약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성기 류현진을 생각하면 박한 대우지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의 자존심이 어디까지 허락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생존 가치가 있지만, 1~2년짜리 계약을 하면 그 팀에서 한 시즌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류현진은 현재 가족과 타지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마다 팀을 옮기는 문제를 껄끄러워 할 가능성이 크다.

▲ 장기전의 대가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는 머네아 계약을 류현진 계약에도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류현진의 선택지에서 메츠가 제외됐지만 메츠 외에도 류현진을 원할 메이저리그 구단은 여전히 존재한다. 뉴욕 지역 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양키스가 FA 선발투수 시장에서 상위 선수 영입에 실패하면 브랜든 우드러프나 류현진 등 조금은 관심이 떨어진 선발 옵션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했고, 샌디에이고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확답하기는 이르지만 류현진 쪽에도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양키스와 샌디에이고 모두 선발 보강이 절실한 팀이다.

류현진의 선택이 중요해진 상황. 류현진이 조금 더 FA 시장에서 버티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이 가능은 하겠지만, 자존심이 허락하는 시점이 언제까지인지 궁금해진다.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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