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한은 마통' 117조원 썼다…이자만 150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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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국세수입이 크게 부족해지자 한국은행으로부터 117조원 이상 돈을 빌려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정부의 한은 일시대출 잔액은 4조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3년 만에 이른바 '한은 마통'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는 것은 세출 대비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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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국세수입이 크게 부족해지자 한국은행으로부터 117조원 이상 돈을 빌려쓴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8일 한은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은 총 117조6000억원에 달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해 일시 대출 누적 금액 규모는 해당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19(COVID-19)로 정부 지출이 급증했던 2020년(102조9130억원)보다도 10조원 이상 많다.
대출 규모가 늘면서 정부가 한은에 내야 할 이자는 △1분기 642억원 △2분기 499억원 △3분기 356억원 △4분기 9억원 등 1506억원(발생 기준)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한은 대출 잔액 한도인 50조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빌리고 갚기를 반복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정부의 한은 일시대출 잔액은 4조원으로 나타났다. 새해 들어 이 돈을 상환해 현재 일시 대출 잔액은 0원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13년 만에 이른바 '한은 마통'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는 것은 세출 대비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았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누적 국세수입은 32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조4000억원 적었다. 주요 세목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위축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조7000억원 적게 걷혔다. 법인세는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부진과 올해 8월 중간예납 납부세액 감소 등으로 23조4000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재정의 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채권 발행보다는 60일 이내의 한은 대출금으로 충당하는 게 비용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면서도 "연속적으로 빌렸을 경우에는 기조적으로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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