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불확실성 속 새해 신흥국 채권 발행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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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새해 신흥국 정부·기업들의 달러·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이 과거 이맘때와 비교해 사상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멕시코가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인 75억 달러(약 9조8천억원) 규모 달러 국채를 발행한 것을 비롯해 헝가리·슬로베니아·인도네시아·폴란드 등지에서도 20건의 채권 발행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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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연내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새해 신흥국 정부·기업들의 달러·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이 과거 이맘때와 비교해 사상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자체 집계를 바탕으로 올해 첫 4거래일간 해당 채권 발행 규모가 244억 달러(약 32조494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가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인 75억 달러(약 9조8천억원) 규모 달러 국채를 발행한 것을 비롯해 헝가리·슬로베니아·인도네시아·폴란드 등지에서도 20건의 채권 발행이 이어졌다.
연도별 첫 4거래일간 신흥국의 채권 발행 규모는 2020년 3억 달러(약 3천94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2021년 59억 달러(약 7조7천496억원), 2022년 62억 달러(약 8조1천437억원), 2023년 209억 달러(약 27조4천521억원)로 매년 증가세다.
신흥국 정부·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 지난해 4분기 채권시장 랠리로 신흥국 채권 평균 금리가 1.5%포인트가량 낮아진 상황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중국 경제 둔화, 각국 선거 등 위험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리지 않고 채권 발행에 나섰다는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미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이 지나쳤다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채권 발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3월로 예상했던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헝가리 미하이 버르거 재무장관은 당초 예상보다 5억 달러(약 6천566억원) 많은 채권 발행 후 "향후 몇 달간, 혹은 올 한해 남은 기간 무슨 일이 생길지 예견할 수 없다"면서 "유리한 금리 환경에서 발행 기회가 있는 만큼 자금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케냐 등도 채권 발행을 앞둔 만큼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들도 신흥국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금융정보 제공업체 EPFR을 인용해 5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던 전 세계 신흥국 채권 펀드들에 최근 2주 사이 4억9천400만 달러(약 6천488원)가 순 유입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채권 발행 움직임은 국가 신용등급이 투자 등급인 곳들에 국한된 상태로, 투자부적격(정크) 등급 정부·기업들에는 언감생심이다.
에티오피아는 지난달 말 국채에 대한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고, 가나·스리랑카·잠비아 등의 채무 구조조정 협상도 진전이 더딘 상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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