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넥타이도 붉은색 아닙니까” 국민의힘 입당한 이상민…“원내 1당 되도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자기 진영 지지자들에게 맞서는 것은 더 어렵다”
“제가 오늘 (매고 온) 이 넥타이가 붉은색 기운 아닙니까.”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상민 의원 농담 한마디에 현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한 달여 만에 국민의힘 입당을 결심하고 그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진행된 입당이다. 이 의원은 “집에 있는 넥타이 중에는 붉은색이 많은데 그동안 제가 민주당에 있다 보니까 애써 파란색으로 색을 맞춰 빨간색은 금기였다”며, “그동안 제 마음에 장벽과 경계가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덧붙였다.
편향되지 않는 정치 노선을 걸으려는 생각과 달리 민주당이라는 당적에 매몰돼 넥타이 색깔조차 마음대로 고르지 못하던 자신을 돌이켠 이 의원은 “사실 이런 건 참 부질없는 것 아닌가”라며 “이걸 허물고 융합해야 하는데 저부터 정치한다면서 담벼락을 놓고 (주위를) 경계했다”고도 반성했다.
민주당과의 정치적 노선 문제로 탈당한 뒤,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칠 수 있고 또 자신을 반겨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했던 ‘5선’ 이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으로 새로운 정치적 보금자리를 찾았다. 탈당 선언 후 ‘온전한 당이 없다’며 당시만 해도 일부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던 이 의원 마음을 움직인 데는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 비대위원장과의 회동 후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서 ‘숙고하겠다’던 자신의 답변이 알려진 후, 연이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그동안 봐온 것과 다른 사람이라고 한 비대위원장을 평가했는데, 이날도 “엊그제 귀한 시간을 내주신 한 비대위원장과의 자리에서 공감을 넘어선 의기투합을 했다”며 “정들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어색함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민주당 인사를 겨냥한 날 선 표현 등으로 법무부 장관 시절의 한 비대위원장을 부정적으로 봤지만,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해답을 찾겠다’던 최근 충북도당 신년인사회 다짐 등에서의 그의 발언이 정치 철학이나 비전과 일치한다고 느꼈다는 이 의원 얘기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한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중요한 정치 세력으로서 여기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그 이후 ‘정권 재창출’이 될 수 있도록(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다가오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승리로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 되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당적을 바꾼 상황에서도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 출마를 예정한 이 의원은 “제 지역구가 국민의힘 험지로 알려져 있는데 우선 지역구부터 챙기고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에서도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런 각오로 입당을 했고 이렇게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거듭 표했다.
이 의원의 휠체어를 밀고 등장한 한 비대위원장은 “권력에 맞서는 건 어렵고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자기 진영 지지자들에게 맞서는 것은 더 어렵다”고 이 의원의 결단을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킨다는 우리 당의 테두리 안에서 서로 존중하고 품격 있게 토론할 것”이라며, “이상민 의원의 용기로 우리는 ‘개딸 전체주의’가 계속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는 대목에서는 “이상민 의원과 공통점을 가졌다”면서, “이상민 의원의 결단을 지지하고 동참해주시는 충청의 지지자분들께도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고 한 비대위원장은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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