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한국옵티칼 노동자들’, 고공농성 시작
외국인 투자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구미공장 청산에 반대하며 고용승계를 요구해온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회사의 희망퇴직 제안을 거부하고 공장 점거 농성을 한 지 1년 만이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8일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2부장이 오늘 오전 6시40분 경북 구미공장 출하장 건물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2003년 설립 이후 LCD(액정 표시장치) 핵심부품인 편광필름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해온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 발생 뒤 주주총회를 거쳐 해산결의를 했다. 구미 4공단에 입주해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계 다국적기업 닛토덴코의 자회사로 구미시로부터 토지 무상임대, 각종 세제지원 혜택 등을 받았다.
일방적 청산 결정에 반대한 노동자 10여명은 회사의 희망퇴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해 1월부터 공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닛토덴코가 지분 100%를 소유한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편광필름을 납품해온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화재 이후 추가채용을 하고, 납품선을 LG디스플레이로도 확대했다.
박 수석부지회장과 소 조직2부장은 입장문을 내 “고공농성은 온몸으로 해고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이 높은 곳에 고립되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싸우고 싶다. 고용승계 없이는 공장 철거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회사는 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공장철거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회사는 구미시로부터 공장 철거계획 승인을 받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구미시의 철거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철거에 맞서기 위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싸움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뿐 아니라 한국게이츠·한국산연·한국와이퍼 등에서 벌어졌던 외투 자본 ‘먹튀’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싸움”이라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01080600015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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