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8억 훌쩍 뛴 이 동네…"속지마라" 경고 나온 까닭

'래미안 퍼스티지' 39억5000만원 신고가 경신
실거래가 비싼 단지 10곳 중 7곳은 '서초'
거래 절벽 탓에 실제 투자엔 주의 필요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 한경DB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급지에서도 하락 거래가 속출하는 와중에 서울 서초구 단지 사이에서 신고가 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가중되며 일부 인기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어서 현장에서도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3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12월 같은 크기는 31억원에 거래되며 2022년 5월 전고점(39억원) 대비 8억원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1년 새 가격이 회복하더니 전고점 가격을 넘어서며 손바뀜했다.

같은 단지 전용 135㎡도 2022년 6월 55억9000만원에 거래된 뒤 실거래가 하락이 이어졌다. 지난해 3월엔 50억원에 거래되며 고점 대비 6억원 가까이 하락했는데, 최근 다시 실거래가를 회복하며 지난해 11월 54억9000만원에 다시 거래됐다.

인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도 최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84㎡가 34억원에 거래되며 3개월 전 전고점(33억원) 대비 1억원 상승했다. 단지는 지난해 11월에도 전용 165㎡가 5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크기마다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서초구는 최근 가격 하락 폭이 큰 서울 내 다른 지역과 달리 쏠림 현상이 심해지며 불경기에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조사에선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 실거래가 상위 10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서초구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가 4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가장 높은 거래가를 기록했고, 2위도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43억)가 차지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거래량은 급감한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1167건으로 전달(1838건)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서초구도 지난 3분기 대비 4분기 거래량이 70% 줄어드는 등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신고가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고가 거래 소식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려 하는 경우가 있다”며 “거래가 줄었기 때문에 보이는 착시 현상이라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역시 “상급지의 경우 매매에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거래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며 “거래 급감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매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