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류준열, 재능과 노력 사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류준열이 '외계+인' 속 무륵을 보며 자신을 성찰했다.
1년 반 만에 2부로 돌아온 영화 '외계+인' 2부(연출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준열은 1년 반 만에 돌아온 소감에 대해 "1, 2부를 함께 개봉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최동훈 감독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2부의 이야기인데, 재밌는 볼거리도 있고, 액션도 있지만 만남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걸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까 후련하기도 하고, 끝났다니까 섭섭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22년 개봉했던 영화 '외계+인' 1부는 화려한 배우진과 '천만 감독' 타이틀을 가진 최동훈 감독의 조합에도 누적 관객수 154만명이라는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이에 대해 류준열은 "2부 시사회가 끝나고 '이게 최동훈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시대의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그런 분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어놨으니 보시는 분들은 어리둥절했을 것 같다"며 "작품이 나올 때마다 배우로서 늘 각오가 돼 있다. 꼭 배우뿐만 아니라 한 인간이 어떤 뭔가를 하고, 성취를 했을 때 결과가 늘 좋을 수는 없다.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최동훈 감독은 1부의 흥행 실패 이후 여러 편집 과정을 거치며 약 52가지 버전의 2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 최종의, 최종의, 최종본이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준열은 "중간중간 바뀐 것은 알고 있었다. 하나하나 말씀드리긴 어렵다. 마지막 장면이 좀 수정된 것 같긴 하다"며 "마지막에 이안(김태리)과 무륵(류준열)의 어떤 마음에 대해 저는 로맨스라 생각하고 찍었는데,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1부에서 얼치기 도사 무륵으로 활약한 류준열은 2부에선 도술부터 로봇 액션까지 더 다양한 활약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류준열은 "제가 스스로 몸치라고 얘기하기엔 액션은 꽤 수월하게 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의외의 복병은 따로 있었다. 무륵이 두 신선 청운(조우진)과 흑설(염정아)에게 조종당하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춰야 했기 때문.
해당 장면이 언급되자 류준열은 "액션과 달리 춤을 추라고 하는 건 다른 문제다. 가장 두려울 때가 막연할 때 아니냐. 정확히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될 때까지 하거나, 바꾸면 되는데 뭘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며 "그 장면에서도 좀 막연했는데 조우진 선배가 짜온 안무를 보여줬다. 그 장면에서 제 아이디어는 전혀 없었다. 다 우진이 형이 같이 짜줬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류준열은 "무륵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장'이었다. 무륵을 준비하고, 고민하면서 들었던 생각 중에 '재능이 먼저냐, 노력이 먼저냐'였다. 무륵의 몸속에 어떤 기괴한 에너지가 들어있지 않냐. 덕분에 재주도 부리고, 도사짓도 한다"며 "근데 그게 나중에 없어지게 된다. 쉽게 얻었던 만큼 재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사라졌을 땐 노력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럴 땐 재능과 노력 중 어느 하나 답을 내리지 말고, 어떤 순간엔 어떤 것이 중요한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스스로가 위로가 될 수 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노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재능도 분명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확실히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들어갔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긴 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외계+인' 시리즈를 통해 만난 동료 배우들의 재능은 무엇이었을까. 류준열은 이에 대해 "그분들의 작업 과정을 봤을 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우리는 늘 '시험 공부 하나도 안 했어'라고 하지만, 누구는 백점을 맞고, 누구는 엉망인 사람이 있지 않냐. 그런 과정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류준열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은 최동훈 감독이었다. 류준열은 "감독님을 통해서 집요함을 배웠다. 영화는 집요해야 살아남는 것 같다"며 "감독님은 한 번도 피곤하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원래 사람이 엄살 부리듯이 흔히 하는 말 아니냐. 근데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못 봤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열정에 대한 반증 같다"고 감탄했다.
또한 류준열은 "엔딩신에서 모든 배역들이 만난다. 그 장면을 두 어달 정도 촬영했는데 그 누구도 불평불만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출연할 때 다른 사람은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분장을 다 한 상태로 한 컷도 못 찍고 집에 갈 때도 있었는데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기다렸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좋은 작업을 하려면 좋은 사람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류준열은 2부 관전 포인트에 대해 "1부를 보고 아쉬웠던 분들이 있을 거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따로 있고, 최동훈 감독은 늘 마지막에 정리가 되는 사람이니까 그걸 기대하고 오시면 될 것 같다. 2부를 봤을 때 한 영화를 완벽하게 보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류준열은 "1부를 보지 않으신 분들도 충분히 보실 수 있다. 앞에 6분 정도 1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다. 그걸 빼면 영화는 1시간 54분 정도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님 영화에선 가장 짧은 영화"라며 "취향 차이가 있긴 하지만 1부를 안 보면 2부를 안 보거나, 작품을 볼 때 스포일러를 듣고 봐야 하는 분들도 계시더라.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인 것 같다. 저희 영화는 2부만 봐도 즐길 수 있고, 1부를 본 분들은 더 재밌게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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