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0분’ 넘는 면담 시간…그 앞에 성적표는 없다, 경청하는 ‘귀’만 있을 뿐 [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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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떠나는 선수들이 많아서요."
한 선수 당 최소 30분씩 면담을 했으니 1350분, 무려 22시간30분을 썼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어떤 선수는 면담 시간에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 또 다른 선수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간다. 나이, 연차와 상관없이 선수 개성이 다 다르다. 그래도 하나같이 운동만 한 아이들이라 순수하다"고 면담 소감을 들려줬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선수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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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양=황혜정기자]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떠나는 선수들이 많아서요.”
학창시절 담임 선생님과 면담 시간은 언제나 긴장된다. 중간고사, 모의고사 성적표를 책상에 깔아놓고 한숨부터 쉬는 선생님과의 면담은 대화보다는 훈계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키움 홍원기 감독의 면담 시간은 다르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시즌 성적표를 들고 면담장으로 향하지 않는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 숱한 지표가 넘쳐나지만, 빈손으로 간다. 오로지 ‘선수 이야기’만 듣기 위해서다. 참고로 홍 감독은 프로야구 지도자 최초로 지난 2019년,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렇게 총 45명(3일 현재)의 선수를 만났다. 한 선수 당 최소 30분씩 면담을 했으니 1350분, 무려 22시간30분을 썼다. 면담 예정자가 남았으니, 꼬박 하루 24시간을 넘길 참이다. 이미 넘겼을 수도 있다. 최소 30분인데 홍 감독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선수는 한 시간도 얘기한다.
“이름, 얼굴도 모르고 떠나는 선수들이 많아서요.”
홍 감독이 군보류 선수를 제외한 1, 2군 선수와 개별 면담하는 이유다. 2024 신인 14명도 포함됐다.
홍 감독은 히어로즈에서만 16년 째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2009년 1군 수비코치를 거쳐 2020년 수석코치, 2021년부터 4년째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간 1, 2군에 숱한 선수가 입단했다 방출됐다. 기회를 더 주지 못한 미안함, 더 지켜봐주지 못한 아쉬움이 겹쳐 선수 이름과 얼굴 정도는 알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면담 반응도 좋다. 내야수 김수환은 홍 감독과 면담에서 “내 강점인 장타를 더 많이 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선 내게 ‘지난해엔 어떤 생각을 갖고 야구를 했고, 올해는 어떤 생각을 갖고 할 예정이냐’고 물으셨다”고 밝혔다. 김수환은 홍 감독과 문답식 면담을 통해 “답답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긍정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담 직후 만난 포수 김시앙은 “감독님과 면담 시간에 너무 많은 말을 해서 어질어질하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홍 감독은 김시앙에게 “수술 뒤 재활은 잘 되어가고 있나”라며 근황을 물었다고 한다.
신인 선수에겐 인생 선배로서 다가갔다. 신인 손현기는 “대나무가 바로 자라려면 뿌리가 자라는데 3년이 넘게 걸린다고 하셨다. 그래서 멀리 내다보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인상깊다”라고 전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홍 감독은 “신인 선수가 그 말을 기억해주고 있다는게 뿌듯할 따름”이라며 미소 지었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어떤 선수는 면담 시간에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 또 다른 선수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간다. 나이, 연차와 상관없이 선수 개성이 다 다르다. 그래도 하나같이 운동만 한 아이들이라 순수하다”고 면담 소감을 들려줬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선수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후련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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