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확 바뀌다니…현대캐피탈 대반격 이끄는 '전체 1순위' 김명관 "잘한다, 잘한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팀이 단기간 이렇게 바뀔 수 있나 싶다. 현대캐피탈이 감독 교체 후 5전 전승으로 봄배구 희망을 키우고 있다. 그 중심에 세터 김명관(27)이 있다.
현대캐피탈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의 클래식 매치에서 세트 스코어 3-1(23-25, 25-23, 25-23, 25-18) 역전승을 거뒀다.
아흐메드(30점), 전광인, 허수봉(이상 14점) 등 공격수들에게 고르게 토스를 띄운 김명관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76회의 세트 중 55회를 성공하며 세트 성공률 72.37%로 안정된 토스와 조율을 선보였다.
최태웅 감독이 물러난 뒤 지난달 24일 한국전력전부터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현대캐피탈은 5전 전승으로 급반등했다. 5경기 모두 승점 3점 게임. 감독 교체 전까지 4승13패 승점 16점이었던 현대캐피탈은 단숨에 9승13패로 승점 31점을 쌓아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점프했다.
이런 극적인 변화에 대해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대행은 “시기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논란도 있고, 소문도 들었지만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허수봉이 아포짓에서 아웃사이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비시즌에 연습했다면 지금 실력을 빨리 보였을 텐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적응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3라운드 우리카드전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 적응에 2라운드 반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전광인도 부상으로 좋은 퍼포먼스가 안 나와 재활 쪽에 빠져 있었는데 몸을 만들고 올라온 시기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진 대행은 “김명관은 원래 잘했던 선수다. 선수들끼리 합이 맞는 시기가 된 것이다”며 주전 세터로 활약 중인 김명관을 콕 집어 언급했다.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마 충분히 능력 있는 선수다. 계속 ‘잘한다, 잘한다’ 하고 있다. 자꾸 그렇게 말하다 보니 본인도 더 잘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것이 진 대행의 말이다.
김명관도 동의했다. 이날 승리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명관은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칭찬을 듣기 위해 더 잘하려고 한다”며 “코트 안에서 지고 있을 때도 선수들끼리 서로 말을 많이 하면서 팀에 힘이 생겼다. 토스 미스가 나와도 공격수들이 처리주는 것도 많아졌고, 서로 웃으면서 하다 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문)성민이형이 미팅할 때 서로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장점을 말하면서 살려보자고 했다. 장점을 생각하다 보니 범실을 하더라도 크게 느껴지지 않고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자신감이 확실히 붙었다”고 말했다. 문성민도 김명관에 대해 “표정부터 많이 밝아졌다. 자신감이 보인다. 가끔 공격도 자신 있게 하고,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눈치 안 보고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경기대 출신으로 지난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김명관은 보기 드문 장신(195cm) 세터 유망주였다. 2020년 11월13일 최고 미들 블로커 신영석이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현대캐피탈에 와서 주전 기회를 받았지만 성장세가 더뎠다. 갈수록 위축된 모습을 보이면서 정체되는가 싶었지만 마인드가 바뀌면서 퍼모먼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5연승 과정에서 자신이 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는지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 예정인 김명관은 “군대에 가기 때문에 소홀히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생긴 만큼 시즌 후반이 더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어느새 4위로 뛰어오른 현대캐피탈은 3위 대한항공(12승9패·38점)과 격차를 7점으로 좁히며 봄배구 희망도 키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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