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련 이겨낸 옹알스 “20년의 노력, 새로운 옹알스 기대해주세요”[신년인터뷰]
공연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러하듯 최근 2~3년 밀어닥쳤던 ‘코로나19’의 습격은 치명적이었다. 공연은 당연히 사람이 모여들어야 가능한 예술이었는데, 사람이 모일 수 없었다. 작품을 막을 내리고, 극장은 문을 닫았다.
대한민국 넌버벌(무언극) 코미디 퍼포먼스의 ‘1인자’로 꼽혔던 ‘옹알스’의 운명도 비슷했다. 2019년 코로나19 직전 가장 활발한 해외공연을 펼쳤지만, 코로나19는 이 모든 영광을 마치 모래 위의 성처럼 원래 아무것도 없었던 황무지로 돌려놨다.
그러나 실망은 짧았고 시련은 길었다. 시련은 길었으나 희망은 멈추지 않았다. 옹알스는 지난해부터 다시 팀을 추슬러 소품을 잡았으며, 현재 국내 ‘오픈런’ 공연을 진행 중이다. 어느덧 20년을 앞두는 옹알스의 ‘청룡의 해’ 소망은 청룡보다 더 높고, 푸르다.
“코로나 시기는 지나간 것 같아요. 그래도 문화 쪽이 조금 늦게 쫓아오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이제 완벽하게 일상이 돌아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재 서울 대학로에서 절찬리에 공연 중이에요. 공연 ‘옹알스’,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2관에서 진행 중입니다. 월요일은 휴일이고요.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은 오후 1, 4시입니다.” (조준우)
공연에서는 평일에서는 연인, 친구 등 젊은 층 관객이,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다. 그래서 공연의 타깃도 7~8세 이상에서 더 낮춰 미취학 아동들도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맞췄다. ‘옹알스’는 턱받이와 내복 등 유아 복장을 한 멤버들이 장난감 상자에서 물건을 꺼내며 진기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무언극이다.
“저희도 코로나 끝나고 처음 시작하는 공연이에요. 2019년에 딱 멈췄거든요. 반강제로 쉬는 거였죠. 회복기에 있지만, 아직도 대학로에는 사람이 없어요. 극장 공실도 많고, 평일에는 좌판도 잘 안 나오고요. 소망이지만 저희 공연이 대학로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채경선)
말이 쉬웠지 ‘코로나19’ 빙하기는 옹알스에게 그 어떤 시간보다 고통스러웠다.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공연 예술인의 입장에서 사람이 모이지 않는 상황은 공연의 필요조건을 채우지 못했다. 멤버들은 직업을 잃고 물류센터, 정육점, 포장재 제조공장 등을 돌았다. 용접을 한 멤버도 있었다. 일을 하고 있으면 “어디서 많이 봤는데, 개그맨이지 않았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려웠지만 일주일에 한 번 꼭 사무실에 모여서 공연의 합을 맞췄다. 나오지 못할 것 같은 터널 안의 시간을 그렇게 버텨갔다.
“저희끼리 회사를 만들었고, 저희는 소속이 있어 다른 곳에서 정규직으로 일할 수 없었어요. 저의 경우에는 고향 친구들이 거제로 와서 조선소에서 일해보자는 이야기도 많이 해줬어요. 코로나 덕분에 생각하는 부분이 어른이 된 것 같아요. 그전 저희는 해외를 다니는 잘 나가는 스타였는데, 또 말도 안 되게 무너졌을 때는 서로를 붙잡고 견디는 시간도 있었던 거죠.” (조수원)
그렇게 올랐던 3년 만의 무대라, 멤버들은 지금의 일상이 몸은 힘들어도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옹알스는 2005년 KBS 15기 공채 조수원과 18기 공채 채경선이 코너를 준비하기 위해 옹알거리며 장난을 치던 아이디어가 시작이 됐다. KBS 23기 특채로 각종 퍼포먼스에 장기가 있었던 조준우가 합류해 2007년 ‘개그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방송무대의 시간을 짧았고 ‘웃찾사’도 거쳤지만, 멤버들은 2009년부터 공연으로 승부를 보자고 생각하고 해외로 나서기 시작했다.
“개그맨들의 무대는 방송사가 전부였어요. 하지만 방송사를 옮기면서 사라지는 개그맨들을 볼 때, 결국 아이디어는 방송사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주체가 된 콘텐츠가 필요했죠. ‘컬투’ 선배들 역시 공연으로 시작해 오래 가셨잖아요. 공연에 섰을 때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이거면 되겠다’ 생각이 들었죠.”(조준우)
이후 SBS 7기 공채 최기섭, 8기 공채 하박, 마술사 출신 이경섭, 비트박서 최진영이 합류해 지금의 라인업이 됐다. 7명의 멤버는 각자의 장기가 분명하다. 4명씩 짝을 이루면 각자의 장기에 따라 공연형식을 달리한다. 그렇게 21개국 46개 도시를 돌았다. 개그로 인기를 얻으면 유튜브 등에 도전하는 흐름이 생겼지만, 이들은 공연에만 몰두하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저희의 공연에는 아날로그 감성이 많아요. 요즘 유행하는 ‘독하거나 거친’ 코드도 없고요. 최대한 많은, 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목표에요. 분명 다양한 퍼포먼스 기술은 부족할 수 있지만, 코미디가 접목돼 있어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조수원)
지금도 멤버들은 공연이 없는 월요일 최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연 환아상대 공연처럼 기부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옹알스의 콘텐츠를 지식재산권으로 만들어 타 아티스트와 교류, 교육사업과의 연계 등 ‘버전 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저희는 항상 무대 위에 있을 겁니다. 웃음이 필요하시면 늘 저희를 찾아와주세요.”(이경섭)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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