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검은 천으로 가리고 전시 보안…개막 준비 '착착'
"개막 2분전께 완성되니 걱정말라"…'베이거스 루프'도 100여대 투입 준비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오규진 기자 = "위험합니다. 잠시 비켜주세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앞둔 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CES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몰려올 13만명의 참관객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CES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바닥에는 여전히 비닐이 깔려 있었고, 곳곳에서 지게차가 부스 설치에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실어 날랐다.
센트럴홀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의 전시가 열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컨벤션센터에 옥외 광고를 내걸고 참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AI'를 기치로 내건 삼성전자는 검은 천으로 부스 앞을 가리고 보안을 유지하며 전시 준비에 한창이었다. 부스 내부에서는 드릴 소리가 들려왔고, 부스 밖에는 아직 뜯지 않은 상자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
LG전자 역시 전시 보안을 위해 부스 외곽을 검은 천으로 둘렀다. 검은 천 위로 언뜻 LG 올레드 TV로 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아트가 엿보이기도 했다. 작업자들이 'LG 올레드 에보'라고 적힌 박스를 조심스럽게 부스 안으로 운반하는 모습도 보였다.
삼성전자 부스 옆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중국 TCL 부스가 자리 잡았다. 보안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오픈된 부스에는 6개의 퀀텀닷(QD)-미니 LED TV가 3단으로 설치돼 폭포수를 연출하고 있었고, 전장 관련 제품을 선보이려는 듯 커버를 씌운 차량이 놓여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TCL 부스 한쪽에서는 한 직원이 게이밍 모니터를 점검하기 위해 볼륨을 크게 높이고 게임을 하고 있어 지나가던 작업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넷제로 청사진을 테마파크 형식으로 선보일 SK의 부스도 형태를 거의 갖춰가고 있었다. 부스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진행 상황을 공유했고, 다른 한 켠에서는 '매직 카펫' 구현 준비가 한창이었다.
현대자동차 등 모빌리티 기업 300여곳이 나서는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은 시제품이 하나둘씩 들어오고 부스 간판을 올리는 등 전시 준비가 상대적으로 더 진전된 모습이었다.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이날 오후 10시가 되면 상태에 관계 없이 포장 박스를 모두 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탓이다.
다만 웨스트홀 정문 앞에는 여전히 개봉하지 않은 박스 여러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제품을 박스에서는 꺼냈지만 포장재를 미처 제거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기아는 보안을 위해 검은 천으로 가린 채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고, HD현대는 중장비를 총동원해 육상 미래 비전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구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정오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LVCC 미디어룸에는 오전에도 기자 1∼2명이 머무르며 취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디어룸 안내를 하는 에드는 "원래 정오에 문을 여는 것이 맞지만,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CES 언베일드'가 열리는 맨덜레이베이 미디어룸도 문을 연다.
카페테리아에는 약 70명이 랩톱을 펴놓고 상주하며 전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 중 상당수는 두산,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 소속 직원들이었다.
CES 기간 행사장을 이동하는 참관객의 발이 돼 줄 '베이거스 루프'도 아직은 한산했다. 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선보인 이동 시스템으로, 지하 터널을 파 자율 주행차로 움직이는 시스템이지만, 이곳에서는 기사가 테슬라 차량을 운전한다.
루프 정류장에서 안내를 하던 레이첼 반씨는 "CES는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며 "CES가 개막하면 하루 1만5천명의 참관객이 빠른 이동을 위해 루프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100여대의 차량이 루프 운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 파크'가 위치한 베니션 엑스포는 바람이 잔뜩 부는 날씨에 상단에 걸린 '코리아' 걸개가 휘날리는 가운데 출입구 한 곳을 제외한 전시장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난해 전시에서 커피를 사려는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친 1층 카페는 손님이 20분마다 한 명꼴로 오는 등 아직 썰렁했고, 직원들은 서로 모여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시장 한 편에는 전시 구성에 쓰인 나무 박스가 잔뜩 쌓여 있었고,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지게차가 한때 1층 복도에 옹기종기 모여 있기도 했다.
실내 일부 시설의 정비도 완료되지 않아 현지 직원들은 사다리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개막에 맞춰 준비하는 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내 데스크에 앉아있던 레슬리 씨는 "전시는 개막 2분 전께 완성된다고 보면 된다"며 "눈 깜짝할 사이 만들어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유레카 파크에서 전시하는 한국인 김석현 씨도 "회사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저희는 하루면 준비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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