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 지난해 상장사 영업익 전년比 16% 감소 예상

올해 영업익 58% 늘 것… 반도체·이차전지 주도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4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 합계는 297조972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56조2112억원보다 16%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초 증권사가 내놓은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400조5103억원)와 비교하면 25% 적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불황으로 상장사들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반도체 업종이 빠르게 실적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선 시점이 지연되면서 상장사 실적 추정치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초 증권가에서 영업이익을 29조1990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전망치는 74% 낮아진 7조3590억원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손실 전망치도 작년 초 전망치(영업손실 2조4307억원)보다 3배 늘어난 8조3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차전지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전망치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POSCO홀딩스(-30%)와 LG화학(-32%), 삼성SDI(-27%) 등도 작년 초보다 전망치가 낮아졌다.

반대로 자동차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망치는 각각 53%, 56%다.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35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68조815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294조9114억원)보다 58% 늘어난 수준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2784억원으로 지난해(7조3천590억원)보다 4배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흑자 전환해 올해 영업이익이 8조7437억원일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4% 증가하고 POSCO홀딩스(14%), LG화학(68%), 삼성SDI(27%) 등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나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워낙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피크아웃(정점 이후 둔화) 우려가 있어 실적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한 가운데 4분기 반도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원년으로 반도체가 시장 전체 이익에 기여하는 정도가 클 것”이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